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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영화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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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영화가 현실로

입력
200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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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러스 케이지와 존 트래볼타가 출연한 영화 ‘페이스 오프’에서나 가능하게 그려졌던 얼굴 피부 전체를 통째로 이식하는 수술이 현실 세계에서 조만간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26일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의 마리아 시미오노(여ㆍ55) 박사팀이 병원 당국으로부터 ‘페이스 오프’수술 허가를 받고 화상, 사고 등으로 얼굴이 몹시 손상된 환자들 중 수술 희망자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화 속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서로 바뀌면서 삶 자체도 뒤바뀌어 버린다. 하지만 현실의 ‘페이스 오프’는 사망자의 얼굴 피부를 기증 받아 얼굴 손상 환자에게 이식하는 의료행위라는 점이 다르다.

이 수술의 난점은 기증된 얼굴 피부의 혈관과 신경을 현미경을 통한 미세 수술로 하나하나 모두 피부를 벗겨낸 환자 얼굴에 봉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술은 15시간 이상이나 걸리고 집중력이 필요한 수술팀의 의사 수도 ‘극장 하나를 채울 정도’라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또 기증된 얼굴 피부에 피하 지방은 붙여 두되 근육 조직은 절대 조금도 포함돼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수술이 성공해도 환자의 얼굴이 사망자를 닮아가는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언뜻 생각하면 이 수술은 얼굴 손상 환자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 수술이 허가되기까지 수술의 기술적 가능성 뿐만 아니라 윤리적 난제에 대한 격론이 수년간 이어져 왔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수술 허가가 거부됐고 네덜란드에서도 수술 허가가 미지수다. 1999년 손 이식 성공이후 미세수술 자체는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하지만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 피부에 보일 거부 반응은 간 또는 신장 이식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한다. 거부반응 완화 약 구입엔 매달 110만원이상 들고 이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약이 듣지 않을 수도 있고 약이 잘 들어도 치명적 감염이나 암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즉 생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명윤리학자들은 이 수술의 희망 여부를 환자에게 묻는 것 조차 ‘윤리적으로 가혹하다’면서 ‘과학의 월권’이라고까지 비난한다. 그러나 시미오노 박사는 새 얼굴로 정상적 사회관계를 원하는 환자에게 어떻게 “이 수술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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