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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美·日상승기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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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美·日상승기와 유사

입력
2005.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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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개국은 증시 상승기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증시로의 간접 투자가 증가했다는 공통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가 경제주체로 부상하고 대표 기업군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도 비슷했다.

26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한ㆍ미ㆍ일 지수 상승기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한국 증시는, 일본 증시 상승기였던 1980년대와 미국 증시 상승기였던 1990년대와 경제 및 금융시장 환경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한ㆍ미ㆍ일 3국의 증시 상승기에는 거시경제가 상승 국면으로 진입했다. 한국과 일본은 수출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됐고 자국 통화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했다. 미국은 클린턴 정부의 ‘신경제’ 시행으로 저물가-고성장을 구가하며 실업률이 하락했으며 재정적자가 축소됐다.

특히 3국의 증시 상승기에는 3~5%대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유동자금이 은행권을 이탈해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증시로 유입됐으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가 증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은 최근 적립식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증시의 개인투자비중이 4.3%포인트 낮아졌지만, 기관의 투자비중은 1.8%포인트 상승했다. 일본도 1980년대 투신권 주식형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증시의 개인투자비중은 6.6%포인트 줄었으나 기관의 투자비중은 5.0%포인트 증가했다. 미국 역시 1990년대 연기금과 뮤추얼 펀드가 주된 투자 주체로 자리잡으며 개인비중은 9.9%포인트 줄고 기관비중은 11.9%포인트 늘었다.

베이비 붐 세대가 경제 활동의 주역인 40대 연령층을 형성, 풍부한 노동력을 공급하고 주요 소비주체로 자리잡았다는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미국은 1990년대 베이비 붐 세대의 등장으로 3가구 중 1가구는 주식을 보유하는 ‘국민 총주주’ 시대가 도래했고, 일본은 베이비 붐 세대(단카이 세대)가 등장했던 1980년대 닛케이이지수가 10,000선에서 39,000선까지 상승했다. 한국도 베이비 붐 세대가 2000년 이후 40~46세가 경제주체로 부상했다.

주가상승을 주도한 대표기업군이 부상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일본은 내수형 비제조업과 건설, 금융 등 국내 보호산업이, 미국은 정보기술(IT), 인터넷 산업이 각각 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한국은 IT, 자동차, 철강, 조선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1980년대 부동산 버블에 따른 부(富)의 효과로 주가가 폭등했다가 버블이 붕괴하자 주가가 폭락, 90년대부터 하락기로 접어들었다. 특히 간접투자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 못해 90년 당시 43%에 달하던 기관 비중이 99년에는 36.5%, 2004년에는 32.7%로 계속 축소되면서 주식 시장의 장기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미국은 주가 상승기에 형성된 간접투자 문화가 계속 이어진데다 주주 중시 경영과 선진적 금융시스템이 정착돼, IT 버블 붕괴로 고전을 겪은 후에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거래소는 일본이 증시 상승기 이후 선진투자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증시 폭락→경기침체’라는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도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려면 간접투자 문화 확립, 건전한 주식문화 정착, 기관투자가 육성 등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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