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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영업수익성 되레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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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영업수익성 되레 뒷걸음

입력
2005.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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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의 배에 가까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화려한 외양’과 달리 내면을 들여다보면 수익성이 사실상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올 상반기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을 모두 포괄한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6조5,955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3조6,318억원)보다 무려 81.6%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금감원은 신용카드와 기업의 부실여신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61.5% 감소한데다가 구조조정 관련 기업들의 실적호전으로 투자 유가증권 등과 관련된 영업외 이익이 163.4%나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순수한 은행 영업과 관련된 수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 이익은 2조1,687억원으로 20.5% 감소했으며 이자 이익은 13조3,979억원으로 0.4%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이자 이익도 이번 분기부터 새로 이자 항목에 포함된 일부 신용카드 수수료 덕택에 증가세를 보였을 뿐 이를 제외할 경우 전년보다 오히려 5,000억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은행 수익성 성장의 기준이 되는 충당금 적립전 이익도 10조5,2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3% 감소했다.

다시 말해 순이익 급증은 대부분 가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 것이며 순수한 은행 영업만 놓고 볼 때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의미다.

실제 은행권에서는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덤핑’ 경쟁이 과열될 당시부터 이자 수익 감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도 아직은 구호일 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경기회복이 장기간 지연되고 은행간 경쟁이 계속 격화할 경우 영업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당분간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 감소로 이익이 늘어나겠지만 영업 실적은 둔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수익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현수준의 이익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예상 밖의 손실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수익 다각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실제 3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1%로 미국의 13.0%보다 낮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9%대로 미국의 전체 은행 평균(1.31%), 영국의 5대은행 평균(1.25%)을 훨씬 밑돌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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