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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친절한 금자씨' vs. '웰컴투 동막골'… 두 재벌가 女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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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친절한 금자씨' vs. '웰컴투 동막골'… 두 재벌가 女경영인

입력
2005.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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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성수기를 맞은 극장가엔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영화 2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톱스타 이영애 주연의 ‘친절한 금자씨’와 칸느의 히로인 강혜정 주연의 ‘웰컴투 동막골.’ 이 두 편의 영화가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두 여배우의 경쟁이 이들 영화를 기획한 두 재벌가 여성 경영인의 자존심 대결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친절한 금자씨’는 이영애씨 만큼이나 재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 이미경(47) 부회장이, ‘웰컴투 동막골’은 아역탤런트 출신의 강혜정씨처럼 기초부터 탄탄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총괄 이화경(49) 사장이 각각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두 사람은 나이가 비슷한데다, 각각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녀와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 딸로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전략사업이 이들의 어깨에 달려있는 것.

하지만 두 사람의 경영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미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95년 제일제당(현 CJ) 이사로서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 ‘드림웍스’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주로 미국 LA 일대에서 머무르며 경영 일선에서 떠나있다가, 지난해 12월 CJ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일약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최고경영인(CEO)으로 부상했다.

반면 이 사장은 대학 졸업(이화여대 사회학과) 후 1975년 동양제과 평사원으로 입사, 26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2001년 오리온그룹이 모그룹인 동양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오리온그룹의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 CEO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은 젊은 시절부터 회사의 전 부서를 두루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고, 이후에도 식품관리부장, 마케팅 담당 상무 등을 맡으며 현장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그룹에서 맡고 있는 역할도 다르다. 이 부회장의 주된 역할은 해외에서의 너른 발과 국제적 감각을 이용한 ‘글로벌 경영’이다. 그는 취임 이후 일본 최대의 출판ㆍ영상 기업인 ‘가도카와 홀딩스’와 사업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CJ는 일본에서도 영화의 공동투자 및 제작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 최근 미국 LA에 CJ엔터테인먼트 미주법인을 설립하고, 이승재 LJ필름 대표를 총괄 프로듀서에 임명했으며, 핵심 임원들을 이끌고 중국 출장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은 그룹의 살림을 챙기는 안주인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부군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반면, 이 사장은 그룹의 중요사업들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

특히 그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경쟁사들의 ‘미투’(me too) 제품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절, ‘정(情) 시리즈’로 불리는 광고를 기획해 시장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또 최근에는 TV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패러디 한 초코파이 광고를 직접 기획하는 등 마케팅부문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그가 맡고 있는 회사는 외식을 담당하는 ‘롸이즈온’, 케이블TV 채널사업 ‘온미디어’, 극장체인 ‘메가박스’ 등. 이 사장은 이들 회사 모두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일주일에 이틀씩 번갈아가며 챙긴다.

또 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엽서나 책을 선물로 보내기도 하고, 인터넷 핫라인을 만들어 그들의 애로를 듣는 등 여성 특유의 섬세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오리온 그룹에서 운영중인 10개의 케이블TV 채널이 모두 흑자를 기록중인 것은 그의 세심한 경영솜씨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그는 또 내년 온미디어 상장을 앞두고 수익확대와 콘텐츠 제작 및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은 최근 계열사 CJ뮤직을 통해 미국 음반시장 진출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또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에 150억원을 투자하는 등 음반과 영화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취임한지 6개월밖에 안돼 대외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면서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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