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ㆍ아프리카의 오일머니 1조달러를 잡아라.’
최근 고유가의 지속으로 재정이 넉넉해진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제2의 중동 붐이 가사화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이 지역 플랜트 건설 시장 규모만 약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 뿐 아니라 민간 수요 등도 폭증하고 있어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KOTRA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예산안 작성시 석유 수입을 165억달러로 잡았으나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석유 수입액이 예상보다 100% 이상 많은 3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란은 석유 수입 증대분을 각종 대형 프로젝트 등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만도 당초 예산 편성시 국제 유가를 배럴당 21달러로 계산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50달러선을 돌파함에 따라 재정 적자에서 탈피, 흑자전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5월 넘쳐 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공무원들의 기본급을 25% 인상했을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리비아 등 주요 5개 산유국의 지난해 재정 수입은 2,04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9%나 늘었다.
KOTRA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전체 석유 생산량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이 최대의 경제 호황기를 맞고 있다”며 “특히 이들 국가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늘어난 정부 재정을 SOC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발전, 담수, 정보통신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은행도 최근 이 지역에서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10년간 중동지역 플랜트 건설 시장규모가 약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 놓았다.
공공 부문 뿐 아니라 민간 부문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00년 1,594억 달러에 그쳤던 중동 국가들의 수입 시장 규모는 지난해엔 2000년 대비 52.7%나 늘어난 2,433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2000년 1,300억 달러에 머물렀던 아프리카 수입 시장 규모도 지난해엔 2,068억달러까지 올라섰다.
이 때문에 제2의 중동 붐이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동ㆍ아프리카 지역 수출액은 166억 달러로 2003년의 117억 달러에 비해 무려 42.1%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1~5월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건설 수주 규모는 32건에 4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1%(금액기준)나 늘었다. 아프리카 건설 수주도 6건에 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08%나 증가했다.
KOTRA 관계자는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진출 확대 전략과 함께 수출 품목 다변화, 현지 유통 시장 진출 등의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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