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은 미국에는 부동산 버블붕괴를, 중국에는 경제버블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22일 단행한 위안화 2.1% 절상을 ‘모험의 길’에 비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핫머니가 아시아권에 돌아왔다”면서 이 지역 내 투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먼저 이번 조치가 아시아권 자금의 미국유입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았다. 위안화 절상이 미 경상수지 적자축소→해외차입금 감소→유동성 감소→금리인상→부동산 버블붕괴로 파급된다는 것이다. 미 국채가 덜 팔리면 이 채권에 연계된 모기지 론(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해 주택버블이 꺼진다는 논리다.
달러화가 평가절하된 1987년 미국은 무역수지가 개선됐지만 이후 금리상승으로 인해 10월에 뉴욕증시가 22.6% 폭락한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미 정책당국과 월가는 “중ㆍ일이 이런 사태를 바라지 않아 미 채권을 계속 살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는 있다.
중국도 악순환의 시나리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제낙관과 위안화 추가절상 기대가 핫머니의 중국행을 가속시킨다는 것이다.
핫머니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국제금융시장의 투기자본을 말한다. 중국에 매년 500억~600억 달러 유입되는 핫머니 중 현재 3,000억 달러가 위안화 추가 절상만 엿보고 있다.
중국 경제가 고성장하면 위안화 절상 기대는 더 힘을 얻어, 핫머니는 추가로 유입된다. 물론 중국이 이들의 예상대로 위안화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문제는 한꺼번에 핫머니가 들어오면 중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된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올 2ㆍ4분기에 9.5% 성장하는 등 이미 과열 조짐이다. 일본의 경우 1985년 플라자 합의에서 엔화를 급격히 평가절상한 이후 경제 버블화로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야 했다.
경제가 저성장 해도 핫머니는 후유증을 남긴다. 부동산, 증권 등에 투자된 핫머니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자산디플레를 비롯한 97년 아시아 경제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 중국은 이를 막기 위해 그간 외환보유고를 크게 늘려 올 연말에는 7,110억 달러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의 아ㆍ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엔디 시에는 “이 문제는 중국의 최대 현안”이라며 “중국은 핫머니에 정말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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