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교사를 가르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가르친 교사들이 잘 적응해가는 모습에 뿌듯해지더라구요.”
교직 생활 27년 째인 서울 마장중 유면옥(50) 교사는 올해 갓 교편을 잡은 신임 황민정 교사의 ‘멘토’(mentorㆍ후견인)이다. 수업방법 등 기본적인 교과과정에서부터 공문서 처리 같은 교무실무, 학생상담 방법 등 인성교육 방법에 이르기까지 교사가 부딪치는 모든 문제에 관해 1대 1로 세세한 조언을 해준다. 그 동안 쌓은 노하우와 비법을 후배에게 아낌없이 전수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유 교사는 “멘토 활동을 시작하고 나니 나 자신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며 “특히 자칫 소원해지기 쉬운 교사들 간의 관계도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교육청(교육장 황남택) 관할에는 이렇게 ‘선생님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모두 117명이나 된다. 가르침을 받는 교사도 117명이다. 성동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멘토링 수업지원단’ 덕택이다. 39개 초등학교와 23개 중ㆍ고교에서 활동 중인 멘토 선생님들은 10년차 이상으로 수업개선 모범교사 등 우수교사들로 구성됐고 가르침을 받는 교사는 부임한 지 3년 이내의 신규교사들이다.
지금까지도 신임교사에 대한 교육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다분히 형식적인 연수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현장에서 부딪치게 되는 문제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황남택 교육장은 “멘토링은 일반 기업에서는 많이 채택하고 있지만 교육현장에 도입한 것은 처음”이라며 “관할 학교에서 멘토링 제도를 정착시키고 주변에도 확산되도록 적극적으로 알려 학생들의 학력신장과 공교육 내실화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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