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3)가 마침내 ‘마의 5m 벽’을 넘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신바예바는 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크리스털팰리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노르위치유니온그랑프리대회에서 4m96에 걸린 바를 넘은 데 이어 곧바로 5m를 뛰어넘었다.
지난 17일 스페인 마드리드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 4m95를 기록, 생애 15번째 세계기록을 세운 이신바예바는 이날 1차 시기에서만 4m96과 5m를 연달아 넘으면서 하루 동안 생애 16, 17번째 세계기록(실외)을 작성했다.
그동안 1㎝씩 기록을 끌어올려 ‘기록 상금을 받기 위해 꾀를 부린다’는 비판도 받았던 이신바예바는 이날 무려 5㎝를 끌어올림에 따라 상당한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3년 7월 영국 게이츠헤드 그랑프리대회에서 4m82로 처음으로 세계기록을 작성,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이신바예바의 끝없는 세계기록경신은 15살 때까지 몸 담았던 기계체조에 힘입은 바 크다.
고향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체조 유망주로 손꼽히던 그녀는 키(173㎝)가 너무 크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장대높이뛰기로 전환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기계체조로 단련된 유연성 덕분에 장대높이뛰기에서 누구보다 역동적으로 바를 넘을 수 있는 공중동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외기록 10차례, 실내기록 7차례 등 총 17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이신바예바는 그간 동료인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기록 각축을 벌였으나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경쟁 이후에는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여제로 군림하고 있다.
이신바예바는 “그동안은 5m가 내 꿈이었지만 지금은 얼마나 더 뛸 수 있을 지 나도 모르겠다”며 “5m50까지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6m14라는 불멸의 세계기록을 보유중인 ‘인간새’세르게이 부브카는 “여자장대높이뛰기에서 5m는 남자부의 6m보다 더 값진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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