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움직이는 동력이 기업실적과 경기상황보다는 수급과 투자심리가 우선하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주는 충격이나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그리고 대외변수에 점차 둔감해지면서 국내수급과 투자 주체들의 심리에 의존하는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 수준이 1,070포인트 전후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갖는 것은 계단식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에 오름 폭이 컸다는 부담이 있지만 몇 가지 조정의 빌미도 제대로 조정다운 조정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만큼 수급과 심리가 좋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젠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되면서 쉬어가는 국면이 예상된다. 1,000포인트를 급하게 돌파하며 올라 온 피로감과 추가 상승 모멘텀의 부재, 그리고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강도 약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1,070포인트를 넘어서 1,100선에 가까워지자 기관들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매도세도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증권사 운용 상품과 일부 펀드에서 이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으며, 연기금도 비중을 추가 확대하기보다는 비중 조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역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계기로 일단 매수 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적극 매도라기 보다는 한 템포 쉬는 매수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결정적인 악재는 아니지만 뚜렷한 매수 주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부정적이다.
대외변수는 우호적이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국제유가도 다시 50달러 중반을 향해 하향안정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글로벌 증시가 단기에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공통 부담을 안고 있지만 급격한 지수조정보다는 완만한 기간 조정 형태를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시장과 마찬가지로 상품과 채권에서 증시로 글로벌 유동성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단기 급등한 기술주와 중소형주 위주의 조정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급조정보다는 과다하게 벌어진 이격조정을 거치면서 ‘써머랠리’ 가능성을 타진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지금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에 근거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조정다운 조정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조정시마다 저가 대형주를 위주로 비중 확대전략이 필요하다.
증권주를 비롯한 금융주와 지주회사, 그리고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IT부품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또 매수 후 보유 전략이 바람직하다. 꾸준히 올라가는 장세에서 잦은 단기매매는 기대수익률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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