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그랜저.’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가 인기를 끌면서 전체 대형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에쿠스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신형 그랜저가 많아지면서 그랜저 보다는 더 큰 차로 과시욕을 뽐내려는 고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5월 중순부터 판매에 돌입한 신형 그랜저는 지난달 7,513대가 팔린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21일까지 5,428대가 판매되며 인기 절정이다.
한달 생산량이 7,000대 수준에 불과, 아직도 1만3,000여명의 고객은 그랜저를 계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계약하면 9월 중순에야 차 열쇠를 건네 받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랜저 돌풍이 대형차 시장의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의 에쿠스ㆍ다이너스티ㆍ그랜저, 기아차의 오피러스, 쌍용차의 체어맨, 르노삼성차의 SM7을 대형차 시장으로 볼 때 전체 대형차 판매는 그랜저가 출시되기 전인 4월 9,220대에서 6월엔 1만4,838대로 61%나 성장했다. 신차 출시가 경쟁 모델의 판매 감소를 초래하기 보다 전체 시장의 파이를 넓혔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쏘나타가 출시됐을 때도 확인된다. 현대차의 쏘나타, 기아차의 옵티마, GM대우차의 매그너스, 르노삼성차의 SM5로 중형차 시장을 볼 때 전체 중형차 판매는 쏘나타가 출시되기 전인 지난해 8월 1만2,484대에서 쏘나타가 출시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2만555대로 6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옵티마는 2,277대에서 2,941대로, 매그너스는 823대에서 1,228대로, SM5는 3,910대에서 4,810대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특히 에쿠스의 판매 호조는 눈길을 끈다. 에쿠스는 지난달 1,195대나 팔렸다. 그랜저가 출시되기 전인 4월의 980대에 비하면 판매량이 22%나 증가했다. 기아차의 오피러스도 4월 744대에서 6월 803대로 8% 늘어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를 뽑은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이미 그랜저XG를 타던 고객들이 에쿠스급으로 바꾸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또 오래 기다려야 하는 신형 그랜저 대신 에쿠스를 구입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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