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내 화장품 경쟁이 치열하다. 화장품 전문점 중심의 유통 방식이 외환위기를 거치며 급속히 위축되면서 대형 할인점이 이를 대체할 새로운 화장품 유통경로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이 앞다퉈 할인점에 입점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이 일찌감치 5년 전 할인점 전용브랜드 ‘이니스프리’와 ‘레뗌’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문점 브랜드들이 할인점으로 밀려들고 있는 추세다. 태평양 ‘라네즈’ ‘아이오페’, LG생활건강 ‘이자녹스’, 로레알 ‘로레알파리’ ‘메이블린’, 애경 ‘마리끌레르’, 더페이스샵의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앤씨 ‘미샤’ 등 웬만한 대형 브랜드들은 모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2001아울렛 등에 입점해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전문브랜드 DHC까지 할인점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 잡화담당 바이어 유진철 과장은 “새로 오픈하는 점포에는 화장품 매장이 따로 구성되고 있으며 예전보다 구성비도 훨씬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올들어 입점 요청이 크게 늘어 수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경쟁적으로 브랜드숍을 내던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가두시장을 대체할 돌파구를 할인점에서 찾고 있다. 할인점은 계속 새롭게 오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점의 성장과 함께 ‘이니스프리’는 매출이 브랜드 런칭 첫 해 127억원에서 지난해 470억원으로 늘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할인점 입점은 인테리어나 매장 집기 등에 제한을 받아야 하는 등 가두점을 낼 때보다 조건이 훨씬 까다롭지만 여성 유동인구가 집중돼 있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가두점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익을 점주, 본사, 할인점이 나눠야 하는 반면 보증금 권리금 등 초기 투자 비용은 낮다는 점이 유리하다.
태평양 시장분석팀 분석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시장의 경로별 점유비는 백화점 20%, 전문점이나 브랜드숍 같은 시판시장이 26.4%, 방문판매(직판 포함) 30.2%, 대형할인점 편의점 등 매스마켓이 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태평양 관계자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60~70%를 차지하던 시판시장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없었던 매스마켓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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