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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임기 마치는 리빈 주한 중국 대사/ "빨리빨리 버릇…한국사람 다 돼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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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임기 마치는 리빈 주한 중국 대사/ "빨리빨리 버릇…한국사람 다 돼서 갑니다"

입력
200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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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내달 19일 중국으로 돌아가는 리빈(李濱ㆍ50) 주한 중국 대사는 21일 “한국에서 근무하다 보니 성격이 매우 급해져 베이징(北京)으로 돌아가 제대로 적응할 것인지 걱정된다”며 밝게 웃었다. 예전에는 골프 공을 치기 앞서 연습 스윙을 몇 차례 했으나, 지금은 필드에 올라서자 마자 공을 친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다 됐다는 얘기이다.

그는 수치로 재임기의 한중 양국관계를 정리했다. 4년 전 양국 무역규모는 367억 달러였지만,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 498억 달러를 넘어섰고 연내에는 1,00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하다. 4년 전 중국어 능력시험인 한어수평고시(HSK)에 응시하는 한국인이 수 천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또 매일 양국 국민 1만 여명이 서해를 건넌다. 리 대사는 “협력이라는 두 글자가 양국 관계를 표현하는 가장 적확한 말”이라며 “양국이 서로에게 득이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임 중 어려웠던 고비를 꼽으라는 질문에는 지난해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과 2002년부터 시작된 탈북자들의 베이징 외국대사관 진입을 들었다. 그는 “고비 때마다 양측이 지혜를 모아 양국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인의 정열, 특히 저에 대한 많은 사랑과 지원으로 편하게 일했다”며 “그간의 성과는 한국 친구들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리 대사는 “후임자인 닝푸쿠이(寧賦魁) 현 북핵전담 대사는 평양 김일성대학에서 같이 공부한 동기동창”이라고 소개했다. 4년 전 부임 당시 ‘한국은 차관급 이상의 인사를 대사로 보내는데 중국은 부국장급을 보내느냐’는 한국측 반발에 직면했던 리 대사는 후임자에게도 똑 같은 논란이 일자 무척 신경썼다. 리 대사는 “중국은 미국 등 8곳을 1급 대사로 보내고 한국 등 60여 개국에는 2급 대사를 보낸다”며 “북한의 경우 특수사정으로 높은 직급의 인사를 보내고 있지만 주재국과의 관계를 힘있게 이끌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잣대”라고 강조했다. 대사가 캄보디아 대사를 이미 역임했고, 한반도 관련 업무에 정통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주한 외교 사절 중 술 실력이 가장 센 리 대사는 “닝 대사는 술이 그다지 세지 않으니 술을 많이 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리 대사는 이임 후 외교부 아주국 수석 부국장 겸 북핵 전담대사로 일할 예정이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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