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어를 쓰도록 규정돼 있는 법령을 지키지 않아 경찰의 구속영창 신청 서류가 검찰에 의해 반려됐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5일 대구지검에 강도상해 관련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16일 새벽 당직검사가 공문서 양식에 어긋난다며 이를 수정하라고 재지휘했다.
담당 경찰관은 “당시 ‘구속영장 청구 바람’이라고 기재했으나 검찰은 이 표현이 법령에 어긋난다며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튿날 ‘바람’이란 용어를 ‘바랍니다’로 고치고 피의자에 대한 ‘신병처리 지휘 건의서’ 한 장을 첨부한 뒤 다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번에는 별 문제없이 수용됐다.
담당 검사는 “법령에 양식이 정해진 공문서는 글자 한 자라도 틀리면 안 된다”며 “사법경찰관리직무규칙(법무부령) 제4조 별지 제11호에 따르면 ‘구속영장의 발부를 청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쓰도록 되어있어 이를 따르도록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사법경찰관리직무규칙 별지서식에 따르지 않는 영장은 모두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각 시ㆍ도 지방경찰청에 일제 전화를 걸어 “법령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일단 기존 서식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중순 지방경찰청에 수사용어 개선 지시서를 내려보내 “검찰에 보내는 서류에 사용되고 있는 불필요한 존칭어를 생략하고 줄임말로 바꿔 사용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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