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수학 선생님이지만 방과 후에는 샌드백과 씨름하며 강인한 복서로 변신하는 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전북 전주 완산외국어정보고(옛 완산여상) 교사 장연상(43)씨. 그는 학교에서 ‘복싱 전도사’로 통한다. 장 교사는 5년 전 운동 부족으로 몸무게가 늘어나고 지방간에 고혈압 증세까지 보이자 ‘이러다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어렸을 때부터 꼭 한번 해 보고 싶었던 복싱을 시작했다. 집 근처 체육관을 찾아 6개월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에 몰두해 몸무게가 줄고 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자 올 3월부터 학교에서도 아예 복싱 전도사로 나섰다.
TV에서 여성 복서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고 여학생들에게도 복싱을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선수를 모집했다. 처음에는 여학생들이 과연 남학생들도 꺼리는 복싱에 선뜻 나설까 싶었으나 자신의 ‘감량 효과’를 직접 본 여학생 18명이 자원해 ‘완산 복싱 다이어트 클럽’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샌드백이나 글러브 등 기본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장 교사와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특별활동 시간마다 학교 강당에 모여 스텝 밟는 법부터 스트레이트와 훅 등 기본기를 연마했다. 특히 자질을 보인 학생 2명은 매일 저녁 장 교사의 별도 교습을 받은 덕분에 올해 전국체전 여고부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장 교사는 “학생들이 복싱을 배운 뒤부터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면서 “동료 교사들도 ‘아이들이 운동을 하더니 눈빛이 또렷해지고 수업 태도가 좋아졌다’고 칭찬 한다”며 흐뭇해 했다.
전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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