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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특집/ 패션업계 collaboration바람

입력
200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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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명시대, 패션업계에는 콜래보레이션 바람이 거세다.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ㆍ합작, 공동연구, 협업)이란 동종 혹은 타 업종의 디자이너와 브랜드,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내는 것을 말한다. 디자인을 생명으로 하는 패션업체들이 독특하고 차별화한 디자인상품을 내놓기 위해 이종교배를 선택한 것이다.

이종교배의 파괴력은 2000년 아디다스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와 손잡은 캐주얼 ‘Y3’로 평범한 스포츠브랜드에서 일약 패션브랜드 입지를 굳히면서 주목받았다. 2002년에는 루이비통이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를 영입해 출시한 키덜트풍의 ‘무라카미 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 다시 한번 입증됐다.

국내에서는 캐주얼브랜드 AMH가 지난해 네덜란드 맥주브랜드 하이네켄과 실시한 콜래보레이션이 첫 시도였다. AMH는 젊은층에게 인지도가 높은 하이네켄의 녹색 원형 로고를 응용, 티셔츠와 모자, 가방 등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브랜드는 매장을 하이네켄으로 장식하고 구매고객에게 맥주를 나눠주는 등 협업을 마케팅 요소로도 적극 활용했다.

올해 들어 콜래보레이션은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타업종 디자이너를 제품제작에 참여시키는 독특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브랜드 출시 3년만에 연매출 1,300억원을 올리고있는 EXR코리아는 레인콤 아이리버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은 산업디자이너 김영세씨를 영입, ‘EXR by 김영세’라는 이름의 스니커즈 라인을 8월말 출시한다.

이 회사 홍보팀장 문진이씨는 “아이리버가 MP3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데는 IT세대의 감각을 꿰뚫는 디자인이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면서 “김씨의 영입은 패션디자이너가 갖기 어려운 IT적 감수성을 제품에 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셔널브랜드 지오다노가 하이패션 디자이너 지춘희씨와 손잡고 내놓은 ‘지춘희 for 지오다노’ 라인도 흥미롭다. 2,3만원대 티셔츠와 면바지를 파는 회사가 한 벌당 15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디자이너와 협업한 것으로 이달 1일부터 현대백화점에서 독점적으로 판매중이다. 해외에서 중저가브랜드 ‘H&M’이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제휴아래 ‘라거펠트 라인’을 한정 생산판매, 출시되자마자 전량 매진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데 착안한 것. 지오다노는 톱 디자이너의 ‘명성’과 감각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지춘희씨는 대중성을 얻는다는 상호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IT강국답게 다양한 개인통신장비들을 휴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데 착안, 패션업체와 전자업계의 합작도 늘어나고 있다. 제일모직 빈폴 액세서리는 삼성전자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일명 ‘에릭폰’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무선랜 뮤직폰 전용 케이스를 출시했다. 고급 가죽으로 만든 다이어리형 케이스는 메모리카드 등 추가 연결부속품을 수납할 공간까지 갖춰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에게 호평받고있다.

가방 브랜드 루이 까또즈도 삼성전자와 협업, 이 회사의 올해 히트상품인 ‘빨간 노트북’ 컴퓨터 가방을 제작했다. 기존의 칙칙한 검정색 컴퓨터가방과는 달리 루이 까또즈의 로고가 프린트된 화사한 색상에 사선으로 메는 크로스백과 들고 다니는 토트백으로 제작돼 ‘웬만한 명품 가방 부럽지않다’는 소리를 들었다.

캐주얼업체 후부는 올 봄여름시즌 포드 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포드차량의 일러스트와 로고를 티셔츠와 모자 점퍼 바지 가방 등에 응용한 ‘레이싱 라인’을 내놓았는데 출시 2개월만에 판매율이 90%를 넘어가는 초히트 아이템이 됐다. 두 업체는 지난 4월 후부의 강남매장 오픈을 기념해 ‘명차와 함께 하는 패션’이라는 주제로 매장내에 포드의 스포츠카인 머스탱을 전시하는 등 공동마케팅도 전개했다.

패션업계는 하이브리드(이종교배)의 독특한 매력과 이슈메이킹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콜래보레이션은 앞으로도 더 확장될 것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신선도 유지를 위한 전략이 우선되지않고서는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고 말한다. 지오다노 홍보팀 김은영 팀장은 “(지춘희씨와는 공동작업이) 홍보효과는 좋았지만 실제 구매로 연결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콜래보레이션을 할 경우 소구대상층이 같은지, 가격대와 합동작업하는 품목은 적절한지에 대한 보다 섬세한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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