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계 투자사인 템플턴 자산운용이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주요 업체에 대해 “경영참여 확대”를 선언하면서 외국계 펀드 지분이 많은 건설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펀드들이 단순투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경영참여의 폭을 확대하자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GS건설 등 외국계 지분이 많은 대형 건설업체들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의 외국계 지분은 지난 달 말을 기준으로 현대산업개발 68%, 대림산업 64.33%, GS건설 44.8%, 태영 36.05%, 한신공영 25.91%, 금호산업 22.05%, 한라건설 13.94%, 중앙건설 15.83% 등이다.
특히 대림산업은 2001년초 만해도 외국인 지분율이 10%대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초 45.45%로 크게 증가한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2003년 7월 대주주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소각 방침 이후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 초 56%에서 올들어 68%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다. 경남기업도 외국인 지분이 13%대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주요 건설업체의 외국계 지분이 높아진 것은 과거에 비해 건설업체들의 재무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데다 업체별로 투자설명회(IR)를 적극 실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지분율 증가는 건설업체의 경영상태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영권이 위협 받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대주주나 우호 지분이 낮은 건설업체의 경우 경영권에 치명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하거나 경영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분구조상 템플턴, 헤르메스 등 외국계 지분이 많아 경영권 위협은 물론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험마저 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측은 “외국인 지분의 경영 참여는 일반적인 수준에 불과하며, 대부분 순수 투자 성격이어서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국자본의 경영참여로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규 사업 투자나 회사채 발행 등에 반기를 들 경우 경영에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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