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고려대 안암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14개 거점 병원을 비롯, 전국 32개 병원에서 조합원 2,500여명이 파업에 돌입했지만 의료 공백 사태가 벌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로비점거 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고 수납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보훈병원, 원자력의학원 노조원 800여명이 모여 든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조합원들이 2층 로비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지만 응급실, 수술실, 신생아실 등 긴급한 업무를 담당하는 조합원들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 진료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내과 진료를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은 김모(46)씨는 “휠체어를 타는데 노조원이 로비를 점거해서 다닐 수가 없다”며 “환자들 불편은 생각하지도 않고 아무데서나 밥을 먹는 등 병원을 더럽혀서야 되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비뇨기과 환자인 배모(47)씨도 “진료는 정상적으로 받았지만 평소보다 소란스럽고 어지럽다”며 투덜댔다.
350여명이 1층 로비에서 농성중인 한양대 병원에서는 1층 수납창구에서 업무가 불가능해 2, 3층 수납창구로 분산 처리, 환자들이 일을 보는데 평소보다 1시간여 가량 더 소요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이필재 선전부장은 “병원 내에서 시위를 벌이지 않으면 병원 사업주가 교섭에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국민 불편이 있는 것을 알지만 의료 정상화를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 안암병원, 이화여대 목동병원 등에서 농성 중이던 조합원 850여명은 20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주최한 전국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후 다시 병원 농성장으로 복귀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