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운다’(14일) ‘남극일기’(21일) ‘댄서의 순정’(26일) ‘달콤한 인생 감독판’(26일) 등 상반기 화제작들이 잇달아 DVD로 출시된다. 불과 얼마 전 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던 이라면 “좀 기다렸다가 DVD로 볼걸”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만한 상황이다. 물론 DVD 출시에 전혀 동요 없이 “조금만 더 참으면 케이블 TV에서 해 줄 텐데, 뭘”하는 이도 있을 터이다.
극장 상영 종료 후 비디오 DVD 출시, TV 방송까지의 유예 기간인 홀드백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기대보다 저조한 흥행성적 탓에 하루라도 빨리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영화 전문 케이블 TV 방송국을 끼고 있는 거대 투자배급사는 극장에서 상영한 신작을 몇 달도 지나지 않아 케이블TV로 방송하고 있다.
유동적이긴 하나 외화의 경우 극장 DVD시장 등 각각 배급 창구의 수익을 충분히 보장해 주기 위해 통상 6(DVD)-3(케이블)-12(지상파)개월의 유예기간을 둔다. 물론 오직 ‘극장개봉화제작’이라는 문구를 넣기 위해 잠시 상영 후 바로 비디오를 출시하는 단타 홀드백이 있기도 하다.
붕괴직전의 위기에 놓인 DVD 시장에서는 신작 출시가 판매상승으로 이어지는 터라 일단 반기고 있다. DVD 제작사인 엔터 원의 윤정용 팀장은 “협의만 잘 하면 영화 개봉 전에 DVD 작업을 병행해 극장에서 내리자마자 금세 출시할 수 있다. 최신작이 출시되면 극장에서 영화를 놓친 이들이 찾게 마련”이라고 한다.
하지만 영화 시장의 성숙을 위해 충분한 홀드백 기간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높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위해 DVD, 비디오, 케이블 TV 등 2차시장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른 DVD 출시는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노종윤 노비스 대표는 “손실을 보상 받으려 너무 빨리 DVD를 출시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시장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불법복제다. 파파 DVD 김종래 대표는 “홀드백 기간을 아무리 잘 지킨다 해도 한국시장에서는 불법복제란 복병이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극장 개봉과 동시에 불법복제판이 횡행하는 상황이니 차라리 DVD 정품을 빨리 내는 것이 2차 시장을 위해 더 나은 방안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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