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날마다 이어지는 열대야를 이겨내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게임 팬이라면 ‘공포(호러) 게임’ 몇 편을 즐겨 볼만하다. ‘남의 공포’가 아닌 내가 직접 공포를 체험한다는 점에서, 또 가장 무서운 장면에서도 눈 감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꼼수가 안통한다는 점에서 호러 게임은 공포 영화보다 한 수 위의 오싹함을 제공한다.
둠(Doom) 3, 악령·몬스터와 사투
화성의 외딴 기지에서 ‘지옥문’이 열리면서 악령과 몬스터가 쏟아져 나온다. 이곳에 홀로 남은 주인공은 살아 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1인칭 액션 시뮬레이션 게임(FPS)의 원조격인 둠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화려한 그래픽과 치밀한 게임 내용이 돋보인다. 공포와 액션의 균형을 이뤘던 전작보다 호러의 요소가 대폭 강화됐다. 실내 조명을 꺼놓고 홀로 게임을 하다 보면 소름 돋는 비명 소리와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 충격적인 장면에 압도돼 꼼짝없이 얼어붙고 만다. 지난해 PC와 X박스용으로 출시됐다.
사일런트힐4, 평범한 일상이 악몽으로
일본 코나미가 플레이스테이션2(PS2)용으로 내놓은 게임으로, 자기 방에 완전히 갇힌 사람이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인 틈을 찾아 들어갔다가 겪는 환타지 공포 체험이 주제다. 평범한 일상이 악몽으로 변해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공포를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폐쇄 공간이나 몽환적 공포에 민감한 게이머라면 식은땀을 흘릴만한 내용이다. 자신의 방에서는 1인칭, 틈을 찾아 나간 세계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바뀌며 안개와 어둠, 라디오 잡음, 괴기스런 현상, 유령 등이 등장한다. 게임이 진행 될수록 점점 더 잔인하고 섬뜩해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페이털프레임2, 영화보다 생생한 ‘퇴마 어드벤처’
사방에서 귀신들이 뛰쳐 나오는 음산한 흉가를 배경으로 한 X박스용 게임이다. 일본 테크모(Techmo)사가 PS2용으로 출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페이털프레임 시리즈의 최신작. 사실적인 그래픽과 5.1 채널의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가 귀신 영화를 방불케 하는데, 1인칭 시점의 그래픽이라 더욱 스릴감 넘친다. 게이머는 사진을 찍어 원혼을 물리쳐야 한다. 파괴가 아닌 퇴마라는 독특한 소재의 호러 어드벤처로 전작에 이어 더욱 음산하고 다이나믹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해저드 모바일, 좀비의 도시를 탈출하라
역사상 가장 성공한 호러 게임인 바이오해저드의 휴대폰 게임판이다. 생화학 재해로 인해 인간과 동물이 모두 좀비로 변한 도시에서 탈출한다는 내용이며, 이를 원작으로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5편의 시리즈가 출시돼 총 2,700만 카피가 팔렸다. KTF가 판매하는 삼성전자 3D 게임폰(SPH-G1000)용으로 출시됐으며, 기존 게임기에 못지않은 화려한 3D 화면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KTF 지팡(www.gpang.com)에서 1만2,000원에 구입해 내려 받을 수 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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