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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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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 별세

입력
2005.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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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 이 구(李 玖ㆍ전주 이씨 대동종약원 명예총재)씨가 일본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황실의 계보를 이을 사람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동종약원측은 19일 고종의 황태자 영친왕(李 垠)의 아들인 이 구씨가 혼자 묵은 일본 나가사키(長崎)의 한 호텔에서 지난 16일 심장마비(추정)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향년 74세.

이씨는 1931년 영친왕과 일본 왕실의 이방자(나시모토 마사코) 여사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지만 첫째 아들 진(晋)이 생후 8개월 만에 죽으면서 황세손이 됐다. 일본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왕실 학교인 가쿠슈인(學習院)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과를 나와 건축사로 일하기도 했다. 58년 뉴욕의 한 교회에서 독일계 미국인의 딸 줄리아 뮬럭씨와 만나 결혼했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살기도 했다. 하지만 슬하에 자녀가 없어 77년 이혼하고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서 아리타라는 일본 여인과 자녀 없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제국의 적통은 끊어졌지만 방계 혈족에는 아직 많은 자손이 남아 있어 이후 누가 전주 이씨 가문을 이끌 지가 관심이다. 고종의 3남 중 순종(李 坧)과 영친왕 계열은 이 구씨의 죽음으로 대가 끊겼지만 나머지 아들인 의친왕(李 堈)은 도합 14명의 여성에게서 모두 13남 9녀의 소생을 보았기 때문에 대를 이을 사람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들 대부분은 이승만 정권의 탄압을 받아 해외로 망명했지만 ‘비둘기 집’이라는 노래를 불러 가수가 되기도 한 의친왕의 11번째 아들 이 석(李 錫ㆍ64)씨는 현재 전북 전주에 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살다가 종묘제례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던 의친왕의 9번째 아들 이충길(李忠吉ㆍ67)씨도 “일본 왕실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있지 않다”며 영친왕 쪽이 주축을 이룬 대동종약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자신이 ‘또 다른 황손’임을 주장한 바 있다.

대동종약원은 이 구씨의 장례가 황세손장례위원회장으로 치러지며 이환의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이사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일본에서 유해가 운구되는 대로 고인이 기거하던 낙선재에 빈청을 마련할 계획이며 24일 9일장으로 70년 영친왕 사망 시 장례 절차를 참고해 치르게 된다고 밝혔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 홍릉 뒤편 영친왕 묘역(영원 구역)에 모실 계획이다.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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