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더위는 더욱 짜증스럽다. 높은 습도 때문이다. 이럴 때는 공기 중의 습도만 제거해 줘도 더위는 한층 가신다. 온 몸을 끈적끈적 하게 만드는 습기를 없애면서 전기요금을 아끼는 방법이 없을까.
대부분 가정에서는 장마철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에어컨의 냉방 기능을 가동한다. 보통 소비자들은 에어컨 제습 운전을 할 때도 실외기 압축기가 돌아가고, 냉방 운전으로도 어느 정도 제습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다홍치마’식으로 선뜻 냉방 운전을 선택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습기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면 제습 기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에어컨 제습 운전은 냉방 운전보다 압축기 가동시간이 훨씬 짧을 뿐만 아니라 풍량 및 풍향이 자동으로 제어돼 전기 소비량이 적다.
실제 위니아만도가 최근 에어컨의 냉방 기능과 제습 기능의 전기소모량을 비교한 결과 제습 운전이 냉방 운전보다 최대 40% 가량 전기 소모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니아만도 에어컨연구소 송길호 선임연구원은 “비가 와 실내 온도는 높지 않은데 눅눅한 느낌에 불쾌감이 들 때 에어컨 제습 운전으로 습기를 줄인 뒤 실외 압축기가 작동하지 않는 송풍 기능을 가동하면 선풍기를 켤 때의 전기료로 쾌적한 실내공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장마철에는 의류나 침구에도 습기가 스며 잠자리가 눅눅하고 장시간 습기를 방치하면 벽지나 의류에 곰팡이가 피기 쉽다. 침실용 에어컨이 있다면 3~4일에 한번 정도는 옷장이나 이불장을 열고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활용하면 장마철의 습기로부터 건강도 지키고 기분도 상쾌하게 만들 수 있다. 송 선임연구원은 “에어컨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기능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특히 제습 기능과 냉방 기능을 구별해 적절히 활용하면 생각외로 많은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