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사건, 이른바‘리크게이트(Leagate)’의 불똥이 딕 체니 부통령실로 옮겨 붙었다.
11일 연방 대배심에서 이 사건 관련 취재원에 대해 증언한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는 타임 최신호 (25일자)에 게재한 1인칭 기사를 통해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한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사의 부인이 CIA 요원이라고 자신에게 언급한 첫 인물이라고 공개하면서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도 취재원 중의 한명이라고 밝혔다.
쿠퍼 기자는 로브와 전화 통화한 다음날 리비에게 윌슨의 부인이 윌슨의 니제르 방문 계획을 지원했는지에 물었더니 리비가 “맞아, 나도 그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쿠퍼 기자는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는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들 외에 또 다른 취재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백악관의 핵심 참모들이 윌슨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의 역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백악관 관리들이 플레임의 신분을 알고도 윌슨 대사에 대한 신뢰를 깎아 내리기 위해 그녀의 이름을 언론에 알렸다면 중대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백악관은 지난주까지 거의 2년 동안 로브나 리비의 누설 연루 의혹을 부인해왔다.
리비 실장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은 로브 차장에 주목했다. 언론들은 특히 쿠퍼 기자가 로브가 플레임의 이름이나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와의 대화에서 윌슨 부인이 CIA 요원임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밝힌 대목을 강조했다.
쿠퍼 기자는 특히 로브가 전화 통화 말미에 “내가 너무 많이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로브의 이런 언급은 두 사람간 대화의 미묘함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퍼 기자의 진술은 로브의 누설이 범죄에 해당하는지와 그의 사퇴 문제에 대한 공방을 가열시키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는 같은 방송에서 “중요한 국가안보 문제에서 로브의 신뢰성은 갈가리 찢겨졌다”며 부시 대통령은 누설에 관련된 사람은 누구든지 사임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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