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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가' 부른 인디밴드 크라잉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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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가' 부른 인디밴드 크라잉넛

입력
2005.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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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관련 행사라 하면 ‘꼰대’(어르신을 뜻하는 속어) 들이나 오고…. 예전에는 그런 생각밖에 없었어요.” 크라잉넛 이상면(29)의 솔직한 표현은 요즘 젊은이들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독립군가’를 녹음하고 나온 크라잉넛은 80여 년 전 이역만리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싸우던 선조들과 희미하게나마 뭔가 연결된 느낌이 들더라고 했다.

‘내가 살거든 독립군의 용사가 되고, 내가 죽거든 독립군의 혼령이 되리… 나가자 싸우자.’ 이들이 부르는 ‘독립군가’는 국가보훈처가 젊은이의 독립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기획, 광복절에 맞춰 발매할 광복 60돌 기념음반에 실린다.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행사에도, 5월 대학로에서 열린 ‘대한독립 페스티벌’에서도, 6.10항쟁 기념 달리기 대회에서도 크라잉넛은 초대됐다. 갑자기 애국밴드가 된 것 같다고 한다.

“‘독립군가’ 부르려고 공부 많이 했어요. 인터넷에서 자료도 찾아보고. 우리가 부른 ‘독립군가’는 1908년 서울탈환작전 무렵 부르기 시작했다는데, 그게 뭔지도 몰랐어요.”(김인수) 기념음반의 의도 역시, 젊은이들이 이들처럼 독립운동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예감은 좋다. 4월13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86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식에서 크라잉넛이 록음악으로 편곡한 ‘독립군가’를 불렀을 때 행사에 참여한 여고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확실히 우리에게 ‘독립군가’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우리도 인디밴드고 독립적 성격이 있으니까”(한경록)라고 나름의 의미부여(독립밴드라서 나라의 독립과도 잘 어울린다는 게 좀 이상한 논리이긴 하지만)도 한다.

“이제 조금이라도 나쁜 일 하면 비난 많이 받을 거야. 뺑소니, 음주운전 이런 거 조심해야 해.” “독립은 지금도 중요해. 청소년들도 부모 품 떠나 완전히 독립하는 걸 배워야지. “돈은 좀 못 벌어도 우리처럼 하고 싶은 노래 하는 것도 독립이야.”

천방지축 이미지의 이들이 뜻밖의 진지함을 보인 데는 아무래도 군대를 다녀온 영향이 어느 정도는 있을 듯 싶다. 멤버 다섯 중 서울 동부이촌동에서 함께 나고 자란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등 4명이 나란히 입대했다가 지난해 말 제대했다. “하긴 군대 안 갔다 온 애들이 독립군가 부르면 이상하긴 할거야.”(이상혁)

발매 후 전국 학교에 배포될 예정인 음반에는 크라잉넛의 ‘독립군가’ 외에도 ‘애국가’(김장훈) ‘압록강행진곡’(서문탁) ‘대한제국애국가’(정세훈) 등이 실린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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