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올해 초 아시아 개발도상국 내 지한파 엘리트 양성을 목표로 도입한 해외우수학생 유치프로그램이 지원율 저조로 당초 목표했던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학생 전원에게 졸업 때까지 전액장학금ㆍ생활비ㆍ기숙사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던 터라 이번 일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서울대는 19일 올 상반기에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8개 개도국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석ㆍ박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36명에 그쳐 이중 20명만 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대가 목표했던 선발인원 59명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단과대별로는 각각 20명과 3명을 목표로 했던 공대와 인문대가 12명과 2명을 뽑아 모집정원의 절반을 넘겼다. 자연대와 농생대는 각각 15명 모집에 4명과 2명만 선발했다. 또 3명씩을 선발하기로 했으나 지원자가 없었던 수의대와 1명만이 지원한 약대는 1명의 학생도 뽑지 못했다. 국가별로도 가장 많은 인원인 22명을 뽑으려 했던 베트남의 경우 7명만 지원했으며 3명을 목표로 했던 말레이시아는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출신 우수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장기적으로 아시아 곳곳에 ‘서울대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정운찬 총장의 구상에서 출발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우수 학생들의 국내 대학원 진학 기피로 인해 생겨난 이공계 대학원의 공동화에 대한 대안으로까지 거론됐었다.
서울대 측은 이 같은 참담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해외유학생 유치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 총장은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에 유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이들이 미래에는 지한파로서 한국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아시아 국가에 분교 또는 유학생 유치업무 등을 담당할 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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