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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현금카드시대'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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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현금카드시대' 갈 길 멀다

입력
2005.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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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는 집적회로(IC) 방식의 현금카드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2003년4월 금융감독원은 보안성이 취약한 자기띠(MS) 방식의 현금카드를 2006년 초까지 100%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목표연도를 불과 5개월여 앞둔 현재 금감원과 은행권이 호언장담했던 ‘IC 현금카드 시대’는 요원해 보인다.

우선 MS현금카드 전면 교체 방침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했다. 은행권이 IC현금카드 표준화, IC카드 겸용 자동화기기(CD/ATM) 등 IC카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10월. 그러나 당시 IC 현금카드 도입을 시작한 것은 국민, 기업, 제일, 농협 등 4개 시중은행에 불과했다.

조흥은행은 지난 13일에서야 MS현금카드의 발급을 전면 중단하고 모든 현금카드를 IC카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IC현금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IC현금카드 발급을 하고 있는 외환, 기업은행은 MS현금카드 발급도 동시에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씨티은행과 같은 곳은 아예 IC현금카드 발급을 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IC현금카드 발급 실적은 49만여장. 이는 지난해 말 현재 요구불예금계좌 2,027만여개의 2.4%에 불과하다. 현금카드는 대부분 요구불예금계좌에서 발급되는 만큼 내년 초까지 나머지 현금카드를 전부 MS카드로 교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IC현금카드로의 전환이 더뎌지는 이유는 우선 비용 때문이다. 2003년 전환 문제가 제시됐을 당시 IC카드의 제조단가는 5,000원 수준이었다.

업계관계자는 “디자인비용 등까지 다 따지면 단가는 5,000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몇 백원에 불과한 MS카드에 더 끌릴 수 밖에 없다”며 “IC카드 단가가 1,000원으로 떨어진 최근에서야 은행들이 도입할 수 있는 형편이 된 듯 하다”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는 IC현금카드 도입 방침이 여론에 몰리며 급조돼 처음부터 현실성이 떨어졌기 때문. 2003년 초 MS 방식의 농협 현금카드 대량 위조사건이 터지며 100만장의 농협 카드교체가 검토되는 등 MS 현금카드의 보안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졌던 것이 당시 대책 발표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신용카드처럼 사용만기도 없고, 휴면카드로 버려지는 경우가 훨씬 많은 현금카드를 2년여만에 100% 교체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시 은행권이 전면 교체를 장담하는 바람에 교체 일정을 2006년 초로 잡았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신용카드를 IC카드로 전면 교체하는 시기가 2008년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현금카드 교체 일정을 늦출지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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