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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이혜경 대한생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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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이혜경 대한생명 팀장

입력
2005.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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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의정부지점에서 근무하는 이혜경(46) 팀장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중년 여성 보험설계사와 많이 다르다. 그는 생후 6개월 때 화상으로 두 손을 잃은 지체 장애인이다.

30세 때는 한쪽 폐를 잘라냈고 33세 때는 담석 제거 수술까지 받는 등 잔병 치레도 적지 않았다. 몸이 성치 않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받을 상처가 두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더 이상의 진학도 포기했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사회 생활을 하기에 쉽지 않은 조건들이다.

이 팀장 역시 사회생활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두 딸의 어머니로서 평범한 가정주부의 길을 택했다. 그런 그가 낯선 사회와의 만남에 나선 계기는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 조정숙씨의 권유 때문이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데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성격이 보험설계사와 잘 맞을 거라는 게 당시 조씨의 판단이었다. 농담으로 생각하고 웃어넘겼던 이 팀장은 조씨의 권유가 3년 동안이나 이어지자 ‘미안함 반, 호기심 반’으로 지난해 1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이 팀장의 실적은 주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1년 동안 무려 83건의 보험 신계약과 2억원의 매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보험설계사 평균 실적의 배에 달하는 수치. 대한생명은 그에게 2005년 보험대상 본상과 신인상을 수여해 격려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니 40여년간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질병들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합격률이 40% 미만인 변액보험 판매관리사 자격시험에 단번에 합격했고, 재무설계 라이선스 자격도 따냈다. 의수를 착용하고 운전연습장을 누빈 끝에 4월에는 그렇게 바라던 운전면허까지 취득했다.

직장 생활을 곱지 않게 보던 가족들이 전폭적인 지지자로 돌아선 것은 가장 큰 행복이다. 고3, 중3인 두 딸은 가정소개란에 엄마 직업을 ‘대한생명 보험설계사’로 적을 정도로 가장 큰 후원자가 됐다.

이 팀장은 “마흔 다섯해 만에 마른 나무에서 꽃이 피었다”며 “두 손은 잃었지만 희망은 잃지 않겠다는 각오로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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