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바람기 등 가정불화로 40여년간 별거상태로 지내던 80대 노부부가 재결합에 성공했지만 끝내 쌓였던 앙금을 털어내지 못하고 3일만에 살인참극으로 끝났다.
선원이었던 천모(84)씨가 박모(75ㆍ여)씨를 아내로 맞이한 것은 1945년. 행복할 것 만 같았던 신혼의 단꿈은 천씨의 바람기와 급한 성격, 아내의 곧은 성격 등 가정불화와 성격차이 등으로 결국 결혼 14년 만인 59년 파국을 맞고 별거에 들어갔다.
질긴 악연의 매듭은 40여년이 흐른 뒤에야 서서히 풀리는 듯 했다. 최근 아들(54) 등 자식들이 “나이도 많으신데 두 분이 이제 함께 사시라”며 재결합을 권유했고, 마지 못해 이들 부부는 지난 15일부터 아내가 사는 부산 서구 대신동 전세방에서 함께 살았다. 그러나 불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간의 마음 고생을 억누르지 못한 박씨가 식사를 차려주지 않고 “내 집에서 나가라”고 면박을 주자 이에 격분한 천씨가 18일 오전 6시께 흉기로 박씨의 가슴 등을 수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부산=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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