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침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조치가 아파트값 진정에 효과를 내고 있지만 그럴수록 은행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로 챙겨온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나서야 하지만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인하 등 정부 규제가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 은행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은 담보대출 규제조치가 시행되기 전 9영업일 동안 하루 평균 718억원의 신규 담보대출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달들어 9영업일 동안에는 하루 평균 실적이 44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신규대출 실적도 6월 대출 실적(1조2,703억원)보다 훨씬 많이 감소할 전망이다.
규제조치 이전 9영업일 동안 하루 평균 725억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적을 올렸던 우리은행도 1일부터 15일까지 11영업일 동안 신규 대출 실적이 하루 평균 312억원에 그쳤다. 이는 규제 이전보다 절반 이상 급감한 실적이다. 하나, 신한, 조흥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은행들은 8월말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때 금융부문에 추가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당분간 주택담보대출부문에서의 수익이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묘수가 없어 끙끙 앓고 있다. 대기업 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출 수요 자체가 없을 정도로 은행 돈을 쓰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회복 지연으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에 ‘올인’ 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 시중은행 관계자는 “활로는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있지만 자칫 중기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공격적 영업을 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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