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골프의 성지(聖地)’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7,279야드)를 또 다시 유린했다. 5년 전에는 19언더파 269타로 메이저대회 최소타란 치욕을 안겼다면 이번에는 1~4라운드 내내 단 한 순간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완벽한 승리인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우승으로 올드 코스를 희롱했다.
우즈는 18일(한국시각) 이 곳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73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14언더파 274타로 초반 맹추격을 펼친 2위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ㆍ279타)와 공동3위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ㆍ280타)을 제치고 2000년에 이어 2번째로 우승컵 ‘클라레 저그(은제 술주전자)’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통산 44승이자 메이저 10승. 1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이지만 와이어투와이어 승리는 단 5차례 뿐. 특히 1973년 톰 와이스코프의 우승 이후 31년간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제패한 우즈는 이로써 2개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올해 4승을 차지, 다승 선두로 올라섰고 또한 비제이 싱(피지)이 호시탐탐 노리던 세계 랭킹1위 자리를 굳혔다.
특히 잭 니클로스(18승), 월터 헤이건(11승)에 이어 메이저 대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3번째 선수가 되며 니클로스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에 8승차로 다가섰다. 또 니클로스에 이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2차례 이상 우승한 2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더구나 31세에 이 같은 위업을 달성한 니클로스에 비해 훨씬 젊은 나이인 29세6개월18일만에 기록을 달성, 의미를 더했다.
우즈의 우승 행진엔 거침이 없었다. 초반 몽고메리에게 1타차로 쫓겼던 우즈는 5번홀(파5ㆍ568야드)에서 2온 뒤 가볍게 버디를 잡은 데 이어 9번홀(파4ㆍ352야드)에서도 1타를 줄여 14언더파로 2위 그룹을 3타차로 따돌렸다. 10번홀(파4ㆍ380야드)에서 보기를 범한 우즈는 12번홀(파4ㆍ348야드)에서 버디를 더해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은 뒤 14번홀(파5ㆍ618야드)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낚아 15언더파로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17번홀(파4)에서 5오버파를 쳐 결국 이날 경기를 1오버파 73타로 마감,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41위에 그쳤다. 허석호는 합계 5오버파 293타로 공동74위를 기록했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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