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 ‘유기농 1번가’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유기농 전문점들이 앞다퉈 압구정동에서 매장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고등학교와 갤러리아백화점 사이 압구정로 주변에는 유기농 식품ㆍ유아용품ㆍ생활용품ㆍ화장품ㆍ카페 등 여러 종류의 유기농 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영국 유아용품 편집매장 ‘리틀미오가닉’(6월), 호주 유기농 화장품인 ‘에이솝’(4월), 뉴질랜드 유기농ㆍ친환경 식품 프랜차이즈 ‘허클베리팜스’와 카페 ‘베리스’(지난해 11월), 일본 유아ㆍ생활용품 매장 ‘오가닉코튼’(지난해 8월)이 1호 매장을 모두 이 곳에 냈다. ‘올가’ ‘한겨레초록마을’ ‘유기농하우스’ ‘구텐모르겐’ 등 이제는 일반화한 유기농 식품매장도 빠짐없이 있다.
유기농 전문점이 ‘압구정동 지향적’인 이유는 이 곳이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가격 저항을 넘어설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 유기농 제품들은 같은 종류의 일반 상품보다 30~400% 비싸다.
오가닉코튼의 경우 배냇저고리가 최고 13만원, 눈에 얹고 자는 아이베개가 4만원, 리틀미오가닉에서는 30~40개들이 기저귀가 3만4,000원, 현대백화점 유기농하우스의 경우 토마토케첩이 1만1,000원이나 한다.
방문 고객수는 적지만 구매 단가는 높다. 현대백화점은 2003년 12월 유기농 편집매장인 유기농하우스 1호점을 압구정동에서 연 뒤 서울 7개 점으로 확장했는데 압구정점 매출이 다른 점포의 2~3배나 된다.
리틀미오가닉 탁효신 이사는 “압구정동, 분당, 명동 등을 조사한 결과 유기농 상권은 압구정동이 최적이었다”며 “8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멀티숍 ‘베이비하우스’에도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기농 유아용품의 경우 주변에 차병원 윤호병원 호산병원 등 유명 산부인과 병원이 많다는 점도 상권 형성의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1990년대 패션과 퓨전요리 트렌드를 이끌었던 압구정동이 2000년대 웰빙 바람을 타고 유기농 트렌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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