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명 뮤지컬 배우가 일본으로 건너간 지 1년 8개월 만에 일본 최고의 뮤지컬 극단인 ‘시키’(四季)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역을 거머쥐었다.
최은실(28)씨는 14일 도쿄 시오도메의 시키 전용공연장에서 열린 ‘오페라의 유령’공연에서 여주인공 ‘크리스틴’역을 맡아 멋진 춤과 노래를 선보여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극단‘시키’가 20여년 전부터 줄곧 대표작으로 내건‘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1월부터 도쿄 공연을 시작했고, 최씨는 도쿄 공연 도중 2번째‘크리스틴’으로 발탁됐다. 시키 극단이 롱런 작품으로 내세운 이 작품에서 외국 배우가 여주인공역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뮤지컬 ‘명성왕후’무대에 서고 있던 최씨는 2003년 11월 평소 선망해왔던 극단‘시키’의 오디션에 합격했다. 입단 초기부터 노래와 춤, 연기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언어 장벽 또한 각고의 노력으로 극복했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어떤 역이든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었었어요”라고 말하는 최씨지만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관객, 공연위원장들의 평가가 나쁠 경우 중도 탈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오페라의 유령 상대역을 맡은 남자 배우들을 비롯한 동료들과 일하면서 무척 행복했다”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들의 격려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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