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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개성 내달 시범관광/ 백두산 직항이냐? 평양 경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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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개성 내달 시범관광/ 백두산 직항이냐? 평양 경유냐?

입력
200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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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직접 구두로 약속한 내용에 따라 앞으로 남북한 간에 돌발적 악재만 없다면 내달, 늦어도 9월 중 개성과 백두산 관광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 동안 금강산에 한정됐던 북한 관광이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본격화하는 것이다. 더욱이 남북한 직항 비행기편을 이용하거나, 평양시내의 제한적 관광 등과 연계한 관광이 성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백두산

이번 합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금껏 중국쪽에서만 올라갈 수 있었던 백두산 관광이다. 현대아산측은 백두산까지 남한에서 직접 육로를 이용하기엔 거리가 멀고 한계가 있어 평양 순안공항을 거치거나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을 이용하는 등 비행기를 통한 연결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평양에서 삼지연공항까지는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밖에 안 된다.

삼지연 공항은 활주로 등에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북측은 지난해 7월 삼지연공항 활주로와 관제시설의 개보수 공사비 380만 달러를 제공하면 시범관광권을 주겠다고 제의하는 등 남측 자본 유치에 관심을 보여왔다.

올 1월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의 요청을 받아 백두산관광도로 보수를 위한 7억원 상당의 도로포장용 아스팔트 재료 2,000톤을 보내기도 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르면 내달 중 시범관광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현대아산측 생각이다.

북한에서는 백두산을 ‘민족의 성지’로 여기고 있어 관리가 잘돼 있으며 무엇보다 중국쪽에서 오르는 것에 비해 또 다른 멋이 있어 우리 국민들의 관광수요가 클 전망이다.

천지는 물론이고 울창한 원시림 지대, 천지 아래의 광활한 화산암 지대 등이 있다. 해발 1,621㎙의 베개봉 한쪽 능선에는 스키장도 갖춰져 있다. 백두산 관광의 거점이라 할 수 있는 삼지연읍으로 가는 도로와 열차, 항공로도 북한 전체 수준에 비하면 꽤 잘 돼 있는 편이다.

개성

다음달 15일 시범관광이 실시되는 개성관광은 도로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언제라도 곧바로 대규모 관광이 가능하다. 개성관광은 당초 2003년 개성공단 착공식에 맞춰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공단 가동 본격화 이후 진행하자며 시기를 미뤄왔다.

자동차로 서울시내에서 2시간 이내 닿을 수 있어 수도권에서는 당일 관광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아산측은 개성관광의 경우 비용측면에서 금강산보다 훨씬 저렴해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다음달 실시될 시범관광을 비롯해 관광 초기에는 육로를 통한 당일 관광으로 진행하고 이후 개성 자남산 여관 개보수 등 숙박시설을 확충하면을 1박2일이나 2박3일 관광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은 고려의 500년 도읍지였던 만큼 옛 왕궁터인 만월대와 선죽교, 성균관, 고려왕릉 등 유적지와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로 꼽히는 박연폭포 등 관광지가 즐비하다.

넘어야 할 과제

백두산과 개성 관광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관광대가가 가장 큰 문제다. 현대측은 “현재까지 비용에 대해선 전혀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측으로선 금강산처럼 관광대가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우선 북측이 적지 않은 관광 대가를 요구할 경우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북 퍼주기 논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백두산이나 개성 관광의 경우 남북협력사업 승인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현대그룹이 30대 기업집단에 포함되기 때문에 남북협력기금 등에서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두산 관광의 경우 당초 해로관광을 하다 현재 육로관광으로 바뀐 금강산과 달리 거리상 평양 순안공항을 거치든 삼지연 공항으로 바로 가든 비행기를 통한 관광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남북한 당국 간에 조율해야 할 군사적, 기술적 문제들이 간단치 않을 뿐더러 관광비용도 많이 들 전망이어서 백두산 관광이 기대만큼 활성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3년 평화항공여행사가 평양관광을 시작했다 한달 반 만에 북한측이 별다른 이유없이 중단시킨 것처럼, ‘불안정성’은 북한 관광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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