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자산운용이 SK㈜ 지분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양측간에 벌어진 SK㈜ 경영권 분쟁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17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소버린은 SK㈜ 보유 지분 14.82% 모두를 장외거래를 통해 영국과 홍콩 등 외국계 투자펀드에 매각키로 했다. 소버린은 2003년 4월부터 SK㈜ 지분을 매입했으며 현재 1,902만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종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1조원 가까운 투자 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계 펀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중동계 투자펀드 등 SK㈜에 우호적인 세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버린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선임을 부결시키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며 SK㈜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으나 모두 패배했다.
이후 지난달 20일 공시를 통해 “주식 보유기간 동안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며 투자 목적을 ‘경영참가’에서 ‘단순투자’로 변경, 지분 매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소버린이 보유지분을 최종 매각키로 한 것은 두 차례에 걸친 주총 패배로 최 회장의 임기 3년이 보장된 데다 SK㈜의 지배구조개선 노력과 경영실적 호전이 일반 주주 등으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더 이상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명문이 없어 투자이익 실현으로 방향을 선회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져 그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해외자원개발 등 국내외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그의 대외 활동 보폭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SK㈜ 지분 매각이 임박함에 따라 소버린이 각각 7.0%와 7.2%를 보유중인 ㈜LG와 LG전자 지분의 변동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버린측은 올 2월 두 회사의 지분 매입 당시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이들 회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고 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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