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2일 휴가를 떠날 예정인 회사원 신모(30)씨는 인터넷에서 휴가 정보를 찾다가 J업체의 펜션 광고를 보고 지난해 기억을 떠올렸다. 신씨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강원 산골의 한 펜션을 예약하고 숙박료 20만원을 모두 선불로 입금했지만 인터넷에 안내돼 있는 지도대로 찾아갔더니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였다. 올해 신씨가 발견한 펜션 광고도 지난해 광고와 비슷했다. 광고는 강원 동해안, 경기 양평 등 주요 관광지에 테라스와 바비큐 시설을 갖춘 펜션 수십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카드결제가 되지 않고 직접송금하는 계좌번호만 나와 있었다. 또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쓰는 이용후기나 개선사항 등의 게시판이 아예 없었다. 펜션의 사진도 다른 펜션보다 5만~10만원 저렴하다는 광고에 비해 너무 좋아 보였다. 결국 신씨는 펜션이 있다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해 그런 펜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 유령 펜션 사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 휴가철에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17일 경찰과 펜션 전문 인터넷 사이트 등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에 그럴 듯한 펜션 사진을 올려놓고 예약금을 받은 뒤 종적을 감추는 사기 피해가 급증,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에 나섰다.
펜션 안내 사이트 운영자 최모(32)씨는 최근 회원으로부터 “인터넷에 강원 모 지역에 있다고 광고가 난 H펜션의 외부 경관 사진은 충청의 A펜션 사진이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최근 이 같은 펜션 사기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여름철 피서객이 몰리는 강원 강릉시도 최근 홈페이지에서 ‘숙박, 꼭 읽고 여행 떠나기’라는 글을 통해 관광객들이 유령 펜션에 속지 않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홈페이지에 사업자 등록 번호가 기재돼 있는지 ▦카드 결제가 가능한지 ▦예약 취소ㆍ환불이 자유로운지 ▦해당 지역 세무서에 등록된 사업장인지 ▦이용후기, 사진 업데이트 등 홈페이지 관리가 제대로 돼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피해를 당했을 경우 한국관광공사(02-729-9600) 한국소비자보호원(02-3460-3000) 등에 즉각 신고해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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