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의 꽃’으로 불리는 상장회사 임원들의 학교 및 출신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대 독점 현상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가 하면, 구조조정의 여파로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급격히 낮아진 것과는 달리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17일 상장사협의회가 내놓은 ‘2005년 상장법인 임원 현황’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임원 1만1,119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 비율은 21.7%를 차지했다. 서울대 다음으로는 고려대 9.7%, 연세대 8.6%, 한양대 6.9%, 성균관대 5.0%, 부산대 4.0%, 영남대와 중앙대 각각 2.7%, 인하대 2.6%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서울대 출신의 비중은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2003년 이후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부산대와 인하대 등의 비율은 크게 늘어나 특정 학맥의 독점 현상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출신의 비율은 1999년 28.1%, 2002년 27.4%에 달했으나 이후 2003년 22.5%, 2004년 22.6%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임원들의 출신 고교는 경기고가 3.3%로 제일 많았고, 다음으로는 경복고 2.4%, 서울고 2.3% 등이었다.
또 샐러리맨이 임원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주특기를 재무분야로 잡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새로 임원이 된 3,328명 가운데 재무 부문이 691명으로 전체의 20.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대기업 관계자는 “재무 담당자는 기업 속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어서 업무적으로 꼭 필요한데다 함부로 내쫓았다가는 기업기밀이 새어 나갈 수 있어 중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ㆍ엔지니어링 출신 비율은 12.3%에 달했고, 영업ㆍ마케팅 12.0%, 기획 6.2%, 법무 5.6%, 모회사 또는 거래은행 1.4% 등의 순이었다. 회사 창설자나 그 일가족이 임원이 된 비율은 17.2%로 재무부문 다음으로 많았다.
상장사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올해 52.7세로 지난해보다 0.5세나 많아졌다. 특히 50대 임원 비율은 49.1%로 지난해보다 1.9%포인트 높아졌고, 60대 비율(12.5%ㆍ0.5%포인트 상승)과 70대 비율(2.1%ㆍ0.2%포인트)도 높아졌다. 상장사 관계자는 “환란 직후인 7~8년 전만 해도 위기돌파와 신규사업 개척 등을 위해 젊은 임원들을 많이 발탁했으나, 최근에는 경영이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경험이 풍부한 임원들이 중용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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