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이 대규모 인해전술식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지난 주말 이라크 전역이 피로 물들었다.
15, 16일 바그다드 등 20여 곳에서 터진 테러로 최소 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지난 1주일간 7건 이상의 테러로 60명 이상이 희생됐다. 2003년 3월 미국의 침공 이후 자살폭탄 테러는 이로써 400건을 넘어섰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공격양상이 5월 미군의 대대적 소탕작전 이후 테러가 줄었다는 미군 발표와 궤를 달리한다고 분석했다. 소탕작전으로 수백명을 잃은 저항세력이 전열을 정비해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오후 8시 바그다드 남쪽 60㎞ 무사이브의 시아파 사원에서 폭탄띠를 이용한 자살테러로 최소 60명이 죽고 86명이 다쳤다. 이 여파로 인근에 주차된 유조차가 연쇄 폭발하면서 야시장을 포함한 반경 1.6㎞이내 건물이 완전 파괴되는 대형참사로 번졌다. 이로써 4월 시아파의 권력장악 이후 폭탄공격 등으로 숨진 이라크인은 1,500명을 넘었다. 무사이브는 시아파의 성지인 남쪽 카르발라와 나자프의 순례길 길목에 위치해 수니파의 테러거점으로 최근 부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슬람 사원에 대한 공격은 매우 드문 일로 125명이 숨진 2월 힐라 참사 이후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17일이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장악한 1968년 바트혁명 기념일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앞서 15일에는 12건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이라크 민간인과 보안요원 등 최소 40여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비교적 안전지대인 남부 아마라흐에선 시아파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매설 공격으로 영국군 3명이 희생되고 2명이 다쳤다. 키르쿠크에서는 미군 1명이 숨졌고 북부 모술에서는 경찰 6명이 사망했다. 바그다드에서도 미군 호송차량과 이라크 경찰특공대 차량을 공격하는 2건의 차량 폭탄 공격으로 특공대원 2명이 죽고 20명이 부상했다. 뜸하던 바그다드내 테러는 모병소 테러로 최소 23명이 숨진 10일 이후 이후 재개된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은 “저항세력이 12년을 버틸 수도 있다”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터키의 에게해 연안 휴양지인 쿠샤다시에서는 관광객을 태운 소형버스를 노린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영국인 1명 등 최소 5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 터키 당국은 여성 승객에 의한 소포폭탄 테러일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당국은 국내 쿠르드족 반군이 여성을 자폭테러에 이용해 온 전력이 있어 이들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10일 휴양지 제스메에서 20여명이 부상한 쓰레기통 폭탄테러 역시 쿠르드족 반군 등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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