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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3세 심정일씨 日서 한국어로 라쿠고 공연/ "만담으로 한일 가교역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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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3세 심정일씨 日서 한국어로 라쿠고 공연/ "만담으로 한일 가교역 하고파"

입력
200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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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3세 라쿠고(落語)가인 심정일(沈鍾一ㆍ일본 예명 쇼후쿠테이 긴페이ㆍ38ㆍ사진)씨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 라쿠고 공연을 시도해 화제다.

라쿠고는 일종의 ‘1인 만담’으로 대표적인 일본의 전통 코미디 가운데 하나이다. 혼자 앉아서 펼치는 구수한 이야기를 통해 청중을 울리고 웃기는 라쿠고는 일본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왔다.

심씨는 16일 오전 10시 30분 도쿄 긴자의 유명 공연장인 야마하 홀 중앙 무대에 한국어 라쿠고를 올렸다. 아침 공연인데도 공연장에는 400명 가까운 청중이 몰려들었다.

메이지(明治) 시대에 만들어진 이야기인 ‘동물원’을 포함해 짧은 이야기들을 일본말과 한국말로 약 1시간 정도 들려 주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다. 극장에서는 재일동포와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 이외에도 호기심에 찬 일본인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는 올 2월부터 오사카 등의 조선학교 등에서 10차례 한국말 라쿠고를 시험 공연했다. 그런 노력이 평가받았는지 아침 시간이지만 긴자 라쿠고 축제(16~18일) 무대에 초청된 것이다.

17년째 라쿠고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 재일동포로서 한국말을 못하는 것이 부끄러워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뒤 기대 이상으로 실력이 늘자 한국말 라쿠고를 구상하게 됐다. “일본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한국어로 전하고, 반대로 한국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일본어로 소개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17일 인터뷰에서 “내 자신을 시험하고 싶다”며 최근 결정된 한국 공연(9월 23일 서울 동덕여대 공연 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금은 한국어 레퍼토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그는 “라쿠고를 통해 모국의 여러 곳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고베(神戶)에서 태어나 일본인 아내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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