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 화장품에 세계가 반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 화장품에 세계가 반했다

입력
2005.07.17 00:00
0 0

한국의 화장품이 해외에서 명성을 드날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저가 브랜드들이 태풍처럼 시장을 휩쓸고 있고, 뷰티산업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에선 태평양이 명품 화장품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보았다.

대만

17일 대만 타이페이(臺北)시 시먼띵(西門町)의 한국 화장품 ‘더페이스샵’ 매장. 의류매장과 영화관이 밀집한 시먼띵은 서울 신촌과 비슷하다. 우리 가요가 흘러 나오는 25평 매장에는 학생과 직장인 등 50여명이 북적댔다. 점원 셴촨츠(沈傳慈·22)씨는 “한창때는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손님이 꽉 차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고 말했다. 여름 비수기인데도 월 매출은 1억5,000만원이나 된다.

더욱 놀랍게도 이곳에서 200㎙쯤 떨어져 ‘미샤’와 ‘스킨푸드’가 경쟁하고 있다. 학원가인 한거우지에(漢口街)에는 ‘도도클럽’과 미샤가 붙어있다. 신이루(信義路)는 명품 백화점, 고가 맨션, 바 등이 몰린 서울 청담동쯤 되는데 여기도 더페이스샵이 있다. 이처럼 월세가 3,000만~6,000만원인 황금 상권 곳곳을 국내 업체들이 장악했다.

대만은 한국 화장품이 ‘대박’난 곳이다. 더페이스샵 28개, 미샤 15개, 스킨푸드 7개, 도도클럽 6개, 캔디샵 3개 등 59개 매장이 성업중이다.

인기 비결은 간단하다. 값싸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직장여성 장씨우위앤(張秀苑·22)씨는 “예전엔 백화점에서 ‘시세이도’ 등을 1,000~2,000위안(약 3만5,000~7만원)에 샀는데 이곳에선 몇백 위안이면 된다”고 말했다. 기초제품 1만원 안팎, 기능성제품이 최고 2만원으로 국내가에 물류비 등을 약간 보탠 수준이다. 더페이스샵 대만총판의 샤찐리(夏金麗) 상품영업부장은 “석달치 월세를 물어주면서까지 A급 매장을 잡는 등 공격적 전략이 성공했다”며 “한국 화장품 덕에 대만의 화장품시장이 저가 위주로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페이=김희원기자 hee@hk.co.kr

뉴욕

16일 뉴욕 맨해튼 남서쪽 패션과 예술의 거리 ‘소호(SOHOㆍSouth of Houston street)’ 스프링스트리트에는 낯익은 로고가 힘차게 나부꼈다. 바로 태평양이 2003년 8월 뉴욕에서 명품 화장품의 기치를 내걸고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Amore Pacific) 뷰티갤러리& 스파’다.

10평 남짓한 매장은 오리엔탈풍. 대나무 잎으로 장식된 돔형 천장과 벽, 물이 새어 나오는 대리석 진열대 등 고급 갤러리 같았다.

오전 11시 오픈하자 카멜 웨버씨 등 40대 백인 여성 2명이 들어섰다. 이들은 담당 애스티션(aestheticianㆍ전문피부관리사)에게 자신의 피부타입과, 좋아하는 음식 취미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상담한 뒤 ‘한라 그린 익스피어리언스’를 받았다. 한라산 녹차 성분이 함유된 바디크림과 홍삼 물로 전신을 마사지하는 2시간 250달러(약 25만원)짜리 고가 상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킨케어 중심의 고가 전략으로 뉴욕 전문직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 트리트먼트 클렌징오일 로션 등은 45달러, 아이크림은 125달러, 영양크림은 400달러 정도로 ‘라프레리’ ‘시슬리’ 등과 비슷하다. 하지만 민감하기 그지없는 국내 소비자 피부에 맞춰온 기초화장품 수준은 세계 최고다. 마케팅 매니저 수잔 김씨는 “고객의 75%는 맨해튼에 직장을 둔 미국 여성이며 고객파일에 등록돼 관리받는 이들만 200여명”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은 아모레퍼시픽을 ‘에스티로더’만한 명품으로 키우기 위해 지금까지 100억원을 투자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기존의 5개 매장에 더해 올해 5개 매장을 새로 내는 등 확장단계에 돌입했다는 평이다.

뉴욕=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