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조각가 오채현(43)씨는 성염 주 교황청 한국대사의 의뢰를 받아 한복차림의 성모 마리아가 등에 아기 예수를 업고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있는 형상의 성모자상을 제작, 바티칸의 한국대사관에 보냈다고 15일 밝혔다.
10개월에 걸쳐 국산 화강암으로 제작된 높이 190cm, 무게 2톤인 이 조각상의 한국여인은 특이하게도 가슴을 드러낸 모습이다. 오씨는“이 같은 어머니 모습은 조선 후기 사진에 흔히 나타나는데, 이는 아들(예수)에 대한 사랑과 자랑스러움을 드러내는 의미”라며 “동이에 담긴 물은 성수”라고 설명했다.
조계사에서 불상 전시회를 열기도 한 오씨는 미리내성지 내 실버타운에 있는 그의 성모자상을 인상깊게 본 성 대사의 의뢰로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 오씨는 “아프리카의 성모상은 흑인이듯, 우리나라에서도 서구인 모습 일색의 성모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티칸 한국대사관저 내에 봉안될 이 한국형 성모자상 제막식은 10월4일 열린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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