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4%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또 정부가 각종 기금과 공기업의 재원을 경기 회복을 위한 투자에 동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15일 ‘2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앞서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을 3.8%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성장률 전망을 낮춘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KDI는 지난 1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는 올해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평균 39달러로 추정했지만 2분기 전망에서는 49달러 내외에 이를 것으로 수정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은 0.21% 감소하고, 민간소비와 총투자도 각각 0.12%와 0.87%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여기에 세계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할 경우 GDP 하락 폭은 0.31%나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는 3%대 초반에서 3% 내외로, 하반기에는 4%대 후반에서 4%대 중반으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980년대 8.7%에서 90년대 6.1%로 하락한데 이어 2000년대에는 5.2%까지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한편 “정부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점 때문에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금과 공기업을 동원하려 하고 있으나, 자율적 운영 보장과 성과에 대한 책임 등을 감안한다면 경기조절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추경예산 편성을 선택하는 정공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