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발레 스타로 사랑을 받았던 김용걸과 김지영. 김용걸은 파리 오페라발레로, 김지영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으로 떠났지만, 팬들의 사랑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국립발레단에서 주역 커플로 춤추던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함께 한 공연은 2000년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백색의 깔끔한 무대에서 엇갈린 별 아래 태어난 두 연인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던 두 사람의 뜨거운 몸짓을 지금도 팬들은 그립게 기억한다.
정동극장이 이 두 스타를 ‘아트 프런티어’ 시리즈 무대로 불렀다. 김용걸은 23ㆍ24일, 김지영은 30ㆍ31일 각각 공연한다. 발레단에서 쭉 활동해온 두 사람으로서는 생애 첫 솔로 무대여서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하지만 팬들로서는 그들 각자의 매력을 실컷 만끽할 반가운 자리다.
김용걸의 춤은 파리 오페라 발레로 옮긴 뒤 전보다 더 유연하고 아름답게 다듬어졌다. 이번 무대에서는 고전 발레 ‘지젤’의 2막 파드되(2인무), 현대적 세련미가 넘치는 윌리엄 포사이드의 In the Middle of Somewhat Elevated’, 원시적인 음악을 타고 강렬한 남성적 매력이 꿈틀대는 모리스 베자르의 ‘아레포’를 보여준다. ‘지젤’ 파드되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솔리스트 로렌스 라퐁과 함께 춘다.
김지영은 발레 클래스(본격적인 연습에 앞서 기본동작을 하면서 몸을 푸는 시간)를 보여주는 ‘연습실 풍경’과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현대무용 안무가 이영일이 안무한 신작 ‘내 안의 방’으로 관객을 만난다.
김지영의 이번 공연에는 깜짝 선물이 숨어있다. 국립발레단 시절 오랜 파트너였던 발레리노 이원국의 찬조출연, 그리고 김지영의 친언니인 세라믹 아티스트 김현수가 직접 디자인하고 편집해 김지영의 추억들을 보여주는 로비 설치미술이다.
지난 연말로 국립발레단을 떠나 개인 활동에 들어간 이원국은 ‘차이프스키 파드되’에서 오랜만에 김지영과 다시 짝을 이루고, ‘연습실 풍경’에 트레이너로 등장한다.
공연시각 오후 3시. 문의 (02)751-1500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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