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안녕은 유럽의 무슬림을 어떻게 보듬느냐에 달려있다.”(퓨 리서치 센터 데이비드 마스키 선임연구원)
7ㆍ7 런던 연쇄 폭탄 테러를 계기로 유럽 내 무슬림과 비무슬림의 통합이 다시 조명 받고 있다. 현재 유럽에 사는 무슬림은 약 2,000만 명으로 유럽 전체 인구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느는 출산율과 이민 증가로 향후 20년 안에 두 배 이상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본다.
같은 나라에 함께 살고 있지만 무슬림과 비무슬림은 서로를 멀리하는 껄끄러운 사이다. 퓨 리서치의 여론 조사 결과 유럽 사람 중 무슬림 이민자를 이웃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독일(88%) 러시아(72%) 스페인(68%) 네덜란드(65%) 영국(61%) 프랑스(59%)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무슬림과 멀리 떨어져 살았으면 했다. 심지어 무슬림 여성에게는 기본인 머리스카프 착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프랑스 78%, 독일 54%, 네덜란드 51% 등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대다수 무슬림 역시 자신이 사는 나라에 동화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국적보다는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자가 프랑스 70%, 독일 66%, 영국63%, 네덜란드 60%를 기록했다.
문제는 유럽 국가들이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무슬림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슬림을 떼어놓으려는 정책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공립 학교에서 의심스러운 종교적인 행동을 금지했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공립학교에서 무슬림 교사들의 머리스카프 착용을 금지했다. 네덜란드는 범죄와 연루됐다고 판단되는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고 이중 국적자의 여권을 압수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은 북아프리카 출신의 이슬람 성직자 중 폭력을 조장한다고 여기는 이들을 언제든 내쫓을 수 있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무슬림은 이 모든 것이 결국 무슬림을 외톨이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버드 대의 조클린 세라리 교수는 “미국 내 무슬림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교육도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유럽의 무슬림은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유럽이 무슬림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또 다른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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