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 “뱃길 따라 2백리 외로운 섬 하나…” 요즘 국회의원들의 휴대폰 컬러링도 젊은이들 못지 않게 튄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가 하면 세대와 출신 지역을 반영하고, 추억이 담긴 노래를 채택하는 등 각양각색이다.
당별로는 한나라당이 의원들 중 50%이상이 컬러링을 사용해‘휴대폰 신세대 당’으로 불리는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은 각각 20%선에 그치고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의 전화에선 남성 테너가 부르는 장중한 애국가가 흘러나온다. 같은 당 김희정ㆍ이성권 의원은 ‘독도는 우리땅’을, 조병호 의원은 ‘조국찬가’를 선택했다. 김 의원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항의하기 위해 컬러링을 바꿨다”고 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각 당 대표들의 애창곡을 사용하는 의원들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부산 지역구 출신인 조경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18번인 ‘부산갈매기’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최근 자주 부르는 거북이의 ‘빙고’를 택했다.
추억파도 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모래시계 세대라는 이유로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곡인 ‘백학’을 사용하고, 같은 당 박재완 의원은 “미국 유학시절 들으면서 향수를 달랬다”며 웨스트 라이프의 ‘my love’를 택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의 전화에선 “웰빙 울산, 김기현이 만들어 갑니다. 파이팅!”이라는 멘트가 흘러 나온다. 공주ㆍ연기출신인 무소속의 정진석 의원은 ‘내 고향 충청도’를 장착했다.
우리당 김한길,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비발디의 ‘4계’를 사용, 클래식파로 꼽힌다. 국적법으로 인기 급상승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이명규 의원은 아들의 권유로 각각 팝송인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와 심플리선데이의 ‘사랑해요’를 골랐다.
반면 각 당 지도부는 큰 특징이 없다. 미니 홈피 등 인터넷에 익숙한 한나라당 박 대표는 의외로 컬러링이 없는 반면 강재섭 원내대표는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이용한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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