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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 진실은 용기와 자유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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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 진실은 용기와 자유를 준다

입력
200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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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숲 속에서/ 애비 지음, 유동환 옮김. 푸른나무.

진실은 힘이 세다. 진실은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그러나 때로 진실을 아는 데는 고통이 따른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 애비는 동물 이야기로 진실에 대하여 말한다.

모든 사람이 옳거나 그르다고 믿는다고 해서 받아들이지 말고 나만의 답을 찾으라고. 내 주위 세계에 귀 기울이고, 유심히 살펴보고, 어떤 일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스스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라고. 그러면 나만의 답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어두운 숲의 지배자, 부엉이 미스터 우훅스는 흰발 생쥐들을 손아귀에 넣고 있다. 그들을 호저로부터 보호해준다며 대신 자기 구역을 벗어나려면 미리 허락을 받으라고 요구하는데 사실은 먹이를 쉽게 구하려는 것이다.

흰발 생쥐들은 지도자 쥐똥나무의 반복된 주입으로 모두 세뇌되지만 유독 황금 생쥐 돼지풀만은 그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상 반론을 제기한다. 마음대로 넓은 들에 놀러나간 돼지풀은 연인 양귀비 눈앞에서 부엉이의 밥이 되고 만다.

겁에 질려 돌아온 양귀비 앞에 새로운 상황이 펼쳐진다. 식구가 늘어 양식이 부족해지자 지도자는 어두운 숲 너머 옥수수 밭 근처 뉴하우스로 이주를 계획하는데 부엉이로부터 재가를 받기 위해 함께 갈 사절로 양귀비를 지목한다.

돼지풀의 논리적인 사고와 그의 죽음으로부터 충격을 받아 새로이 눈을 뜨게 된 양귀비는 자기와 돼지풀이 명령을 어겼기 때문에 부엉이가 생쥐들의 이주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동료들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연인의 죽음과 동료들의 비난이 괴로운 양귀비는 직접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뉴하우스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길에서 만난 호저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채식동물이었던 그는 양귀비의 친구가 된다. 역설적이게도 생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공포심을 이용했던 미스터 우훅스 역시 두려움에 지배당한다.

뉴하우스 처마 밑 부엉이의 큰 덩치에 눌려 실체를 확인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한낱 겁쟁이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진실을 알고 나자 용기가 생긴 양귀비는 돌아오는 길에 우훅스와 싸워 그를 죽게 만든다. 용기가 여유를 낳고 여유는 지혜를 가져왔으리라.

단지, 모든 일에 의문을 던지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돼지풀이 황금생쥐가 아니라 흰발 생쥐였다면 동족 내에서의 갈등이 더 많은 생각거리를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자칫 무겁고 교훈적으로 흐르기 쉬운 주제를 동물을 의인화하고 긴장감 있는 빠른 진행으로 단숨에 끝까지 읽도록 만든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는 작품을 많이 쓴다. 권력 세습과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주제로 한 ‘펄루, 세상을 바꾸다’와 함께 사회시간에 읽을 이야기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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