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클랜드는 천적이었다. 후반기 산뜻한 출발을 노리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가 기다리는 야구에 또 무너졌다.
박찬호는 15일(한국시각) 매카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0-4로 뒤진 6회 무사 1, 3루에서 강판돼 시즌 4패(8승)째를 안았다. 중간계투가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바람에 5이닝 6실점(5자책)으로 늘어났고 방어율은 종전 5.46에서 5.64로 올랐다. 박찬호는 오클랜드를 상대로 올시즌 3차례 등판에서 2패를 당하고 방어율이 9점대에 달하는 등 오클랜드 특유의 끈질긴 야구스타일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온 에릭 차베스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고 첫 실점한 박찬호는 이어 스콧 하테버그에게 우전안타와 바비 킬티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은 뒤 후속 땅볼로 추가실점했다. 박찬호는 시즌 첫 패배를 당했던 4월18일 경기에서도 차베스에 솔로홈런을 얻어맞은 뒤 대량실점하는 등 혹독한 ‘차베스 징크스’를 앓고 있다.
3, 4회를 무사히 넘긴 박찬호는 5회 어이없는 자신의 악송구로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타자 스위서에 볼넷과 엘리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에서 제이슨 켄달을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계속된 1, 3루에서 후속타자 마크 코세이를 투수앞 땅볼로 유도, 2루 악송구를 범하는 바람에 2점을 헌납했고 6회 연속안타로 결국 마운드를 내렸다.
그동안 박찬호 등판때마다 불을 뿜던 방망이마저 침묵했다.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3년차인 상대선발 리치 하든의 강속구에 눌려 삼진만 8개 당하며 2안타에 그쳐 0-6으로 완봉패하는 치욕을 당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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