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일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그러나 장대 같은 비를 맞거나 폭염을 견디며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하는 자동차로서는 달갑지 않은 시기다. 여행을 떠나기 전 자동차에 대한 정비 점검 등은 소중한 동반자가 될 자동차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름철 차량 관리가 자동차의 수명을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장마철 차량관리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7월 하순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일찍 휴가를 떠날 경우 장대비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장마철 운행시 가장 중요한 것이 물 웅덩이를 제대로 건너는 것. 사실 주행 중에 물웅덩이를 만나면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이 마땅치 않다면 천천히 건너가도록 한다. 간혹 물웅덩이를 빨리 빠져나가려고 가속도를 내면 오히려 물보라가 일어 차량 부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물웅덩이가 깊다면 기어를 1단으로 내리고 엔진 회전수를 1,500∼2,000rpm으로 유지, 배기압력에 의해 머플러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면서 건너야 한다. 이때 기어 변속을 하거나 정지하면 머플러에 물이 유입돼 엔진이 멈추게 되므로 위험하다. 한편 차량이 완전히 침수된 때는 무리하게 시동을 걸지 말고 전문업체에 수리를 의뢰하는 것이 낫다. 침수된 차는 공기 흡입구로 공기 대신 물이 유입돼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된다. 무리하게 시동을 걸게 되면 엔진 내부로 들어간 물이 관련 부품 등을 파손할 수 있다.
휴가 출발전 점검사항
먼저 자동차를 세워둔 주차장 바닥을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인 차라면 에어컨을 켰을 때 바닥에 정상적으로 떨어지는 물 이외의 다른 액체가 떨어져 있어선 안 된다. 만약 검은색 기름이 바닥에 있다면 이는 엔진오일이 새는 것이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붉은색이라면 자동변속기나 파워스티어링 오일이, 노란색이라면 브레이크 오일이나 클러치 오일이, 초록색이라면 부동액이 새는 것이므로 점검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차량 보닛을 열고 엔진룸을 점검해야 한다. 엔진 오일 게이지를 꺼내 깨끗이 닦은 다음 다시 넣었다 빼내 그 양을 확인한다. 통상 상한선과 하한선의 차이는 약 1ℓ 정도이므로 이를 감안해 보충하면 된다. 브레이크액은 보조통에 표기된 눈금으로 확인한다. 만일 하한선에 오일이 비치면 대부분 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 같은 마찰재가 다 닳아 교환할 시기가 된 경우가 많은 만큼 점검을 받는 게 좋다.
한편 자동변속기와 파워스티어링 오일 양은 엔진에 시동을 건 상태에서 점검한다. 각종 벨트의 장력 등도 살펴 본다. 타이어도 마모한계선까지 닳았는 지 여부를 확인한다.
오버히트 대처법
여름에 도로를 달리다 보면 엔진룸에서 연기가 나는 차량이 갓길에 서있는 것을 가끔 보게된다. 이는 엔진이 과열돼 냉각수가 끓어 수증기가 올라오는 현상으로 ‘오버히트’라고 한다. 엔진과열은 주로 냉각수 부족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냉각수의 양과 상태를 수시로 점검한다. 냉각수를 보충할 때는 엔진이 완전히 식은 다음 라디에이터 뚜껑을 열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과열이 일어난 직후 냉각수를 보충하려다간 라디에이터의 높은 온도 때문에 화상을 입거나 엔진 금속의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
라디에이터에 이상이 있을 때도 과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자동차를 오래 타다 보면 냉각수 통로가 부식되고 불순물이 생겨 라디에이터 통로에 침전된다. 이러한 물질이 냉각수의 흐름을 막아 엔진 과열의 원인이 되는 것. 손으로 라디에이터의 여러 곳을 만져봤을 때 유난히 온도가 낮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의심해야 한다. 통상 온도가 비정상적인 경우 계기판의 온도계 지침이 적색선 가까이 올라간다. 이럴 때는 안전한 곳에 차량을 세우거나 이마저 여의치 않을 때는 엔진열이 식기를 기다린 뒤 조금씩 운행을 반복하면서 가까운 정비소로 가는 것이 좋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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