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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주연 3명 출연료가 제작비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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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주연 3명 출연료가 제작비 절반"

입력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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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된 20부작 드라마의 주연배우 3명 출연료는 회당 4,400만원으로, 제작비(회당 9,700만원)의 45.4%에 달했다. 나머지로 다른 배우 출연료와 스태프 인건비 등을 지급하고 나면 촬영과 편집에 드는 핵심제작비는 쥐꼬리만해 진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질을 운운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14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스타 권력화와 한국 드라마의 미래’를 주제로 연 긴급토론회에서 양문석 EBS 정책위원이 발표한 내용이다. 문제는 이 사례가 ‘특수’ 케이스라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계에서 논란이 된 스타의 권력화 현상이 드라마에서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며 총체적인 제작시스템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양 위원의 진단이다.

미니시리즈에 비해 주연배우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말연속극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한 방송사의 주말연속극 제작비는 2000년 회당 3,650만원에서 2005년 6,450만원으로 77% 상승에 그쳤으나, 주연 2명의 출연료는 같은 기간 360만원에서 1,300만원으로 261%나 올랐다. 반면 FD 인건비는 회당 33만원에서 38만원으로 15% 올랐고, 단역 하위 10명의 평균 출연료는 21만원에서 14만3,000원으로 오히려 32%나 깎였다.

몇몇 스타급 연기자의 ‘독식’ 구조는 드라마의 배역 수 줄이기, 조연 가운데 상대적으로 출연료가 높은 중견 배우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드라마에 편부ㆍ모 가정이 빈번이 등장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또 제작사가 ‘대박’ 드라마를 만들고도 적자를 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간접광고(PPL)에 더욱 매달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양 위원은 시청률에 목숨 건 방송사들의 출혈 경쟁과 외주정책의 파행 운영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개선책으로 ▦샐러리 캡(출연료 총액 제한) 제도 도입 ▦신인 연기자 발굴ㆍ양성을 위한 단막극 강화 ▦외주 의무비율 재조정 ▦PPL의 제한적 허용 등을 제안했다.

스타와 연예기획사들의 자성도 촉구했다. 그는 “결국 스타들의 자각을 촉구하는 것이 용두사미 같아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당사자인 스타들에게 읍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고자질 해서라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무언의 압력을 주요 수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 한국 드라마가 안고 있는 난제”라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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