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A3)보다 두 단계나 높은 A1에 올랐다. 이는 국내기업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인텔, IBM, 노키아, 소니와 같은 급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14일 삼성전자의 외화표시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A3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단기등급도 ‘프라임-2’에서 ‘프라임-1’로 올렸다.
무디스는 이날 SK텔레콤과 포스코의 신용등급도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에선 5월 한국전력이 A2를 받아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을 앞섰다.
삼성전자측은 “중남미와 같이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국가의 몇몇 우량 기업, 특히 외국계 금융기관을 제외하고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은 극히 드문 예”라며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의 국가 등급이 한꺼번에 두 단계 상향 조정된다는 것도 예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 해 9월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해 신용등급이 상향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번 등급 조정으로 삼성전자는 제품의 우수성 뿐 아니락 대외신용도 측면에서도 인텔, IBM, 노키아, 소니 등 글로벌 최고 IT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IT기업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회사는 GE로 최고 등급인 Aaa에 올라 있다. 델이나 휴렛팩커드, 모토로라 등 유수의 글로벌 IT기업의 신용등급은 삼성전자보다 낮은 A2~Baa2에 위치해 있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등급 상향조정에 대해 “반도체, 액정화면(LCD), 통신 등 3대 핵심부문에 대한 선도적인 투자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재무성과를 냈을 뿐 아니락 향후 3~5년간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또 삼성전자 신용평가의 걸림돌이었던 삼성카드에 대해서도 “상반기 삼성카드의 경영실적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대손충당금의 대폭 확충, 차입금 감소 등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삼성전자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서 국내기업 사상 가장 높은 39위에 오르며 세계 IT 기업 중 순이익면에서 1위에 올라섰다.
포천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 94억1,000만 달러로 IBM(84억3,000만 달러), 마이크로 소프트(81억6,000만 달러), 인텔(75억1,000만 달러) 등을 제치고 2003년 4위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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