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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差 추락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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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差 추락 '미스터리'

입력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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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투기 2대가 8분 차이로 연쇄추락한 사고를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공군도 너무나 이례적인 일이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14일 사고경위를 발표한 윤우(대령) 공군본부 작전처장은 “동일한 시간에 발생한 의아하고 당혹스러우며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그러나 두 전투기의 추락에 어떤 연관성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단정했다.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몇가지 추정만 나올 뿐이다. 우선 사고 전투기의 노후화에 따른 기체결함을 생각해볼 수 있다. 팬텀기로 알려진 F_4기종은 대부분 1966~69년에 생산돼 사실상 수명이 다했다. F_4D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운용하고 있으며 사고기인 F_4E도 68년 제품이다.

국내에서 조립생산해 제공호로 명명한 F_5F는 82년 첫선을 보여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공군은 “69년에 인도받은 F_4D의 수명을 2010년으로 잡고 있을 정도로 정비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 노후화가 사고 원인이라는 시각은 두 전투기가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동시에 추락한 정황을 설명해주기에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폭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F_5F가 추락한 서해에서 섬광을 목격했다는 주민제보가 있어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공군은 이를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치부하고 있다.

바다 상공을 비행하는 조종사들이 색깔이 비슷한 바다와 하늘을 혼동해 바다로 추락하는 ‘비행착각(vertigo)’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윤 처장은 “기상이나 조종사의 신체적 컨디션 등 여러 요인으로 버티고가 생기지만 현 시점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두 전투기 모두 특수하고 어려운 훈련을 하다 실패해 추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사고 당시 F_4E 전투기 조종사는 공격목표를 식별한 후 첫 공격을 시도 중이었으며 F_05F는 2번째 모의공격에 돌입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종사들은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해상으로 침투하는 가상의 적 함정을 식별ㆍ공격하는 고난도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그러나 공군은 “1년에 2번 정도밖에 실시하지 않는 특수임무지만 8,000피트(2,600㎙)에서 목표를 확인하고 4,000피트까지 하강해 공격한 뒤 상승하는 훈련으로 특별히 낮은 고도는 아니기 때문에 극도 위험성을 동반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고기 조종사들은 오산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의 마지막 교신에서 “표적을 확인하고 공격하겠다”며 임무수행을 위한 보고 한마디만 남겼다. 결국 조종사들은 위급 순간 최후로 선택할 수 있는 ‘비상탈출(ejection)’도 시도하지 못할 정도의 ‘돌발변수’를 맞아 애기(愛機)와 함께 조국의 바다에 떨어져 산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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