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판결' 이정렬 판사 휴직/ "대법원장 인사에 사법개혁 성패"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등 ‘튀는 판결’로 주목을 끌었던 서울남부지법 민사21단독 이정렬 판사가 잠시 법정을 떠나면서 “9월 대법원장 인사를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으로 연수를 가는 부인 이수영 판사를 따라가 부인의 공부를 돕기 위해 육아 휴직계(10개월)를 낸 이 판사는 13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사법 개혁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9월 신임 대법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사법개혁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5공화국 시절 독재 정권과 결탁한 모 대법원장 같은 사람이 다시 뽑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들이 판결에서 인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라며 “대법원장이 독점한 인사권을 분산하기 위해 상향식 평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사법개혁 방안에 대해 “배심제 참심제가 국민들의 사법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며 “그 비용으로 판사 숫자를 늘리면 국민들이 보다 질 높은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